경전철, 트램(노면전차) 등 도시철도를 조성한다는 소식은 언제나 사람의 이목을 모은다. 이동 편의성과 직결된 사안인 데다 부동산 가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동네에 어떤 교통 호재가 있을지는 보통 5년에 한 번씩 정해진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수립한 뒤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는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이 5년마다 재검토된다. 예산 부족, 주민 갈등 등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다반사지만, 이 계획에서 빠지는 것보다는 낫다. 일단 포함돼 있어야 추진하는 것도 가능해서다.
◆김포·광주 등 우선순위 1·2위 사업으로
경기에서는 올해부터 2035년까지 12개 노선, 총 104.48㎞ 길이의 도시철도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경기도가 발표한 ‘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담긴 내용으로, 총사업비 7조2725억원 규모다.
성남 1·2호선, 수원 1호선, 모란판교선(8호선 판교 연장), 용인선 연장, 월곶배곧선(오이도 연결선) 등 6개 노선은 2019년 확정된 1차 계획에 포함됐던 내용이다. 김포골드라인 학운 연장, 판교오포선, 동백신봉선, 덕정옥정선, 가좌식사선, 대곡고양시청식사선 등 6개 노선이 추가됐다.

경기도는 경제성(B/C 값·비용 대비 편익)과 정책성(AHP 값·종합평가)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순위가 가장 높은 노선은 김포골드라인 학운연장이다. 김포 양촌역에서 인천 서구 검단오류역(인천2호선)까지 7.04㎞ 구간을 연결하는 것으로, 김포골드밸리를 비롯한 주요 산업단지 접근성이 개선될 예정이다. 2018년 ‘경기도 철도기본계획’ 수립연구 때는 B/C값이 0.38에 불과했지만, 이번 분석 때 0.91로 높아졌다.
이 노선은 ‘김포골병라인’이라 불릴 만큼 혼잡도(연평균 215%)가 높은 편이다. 풍무역과 걸포북변역 주변에 아파트 공급이 계획돼 있어, 학운연장과 함께 이용객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최근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선이 기획예산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상당수가 김포공항역에서 5호선으로 환승하려는 수요인 만큼, 승객 분산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우선순위가 높은 것은 판교오포선이다. 성남 분당구 판교역(신분당선·경강선)에서 출발해 서현역(수인분당선)을 거쳐 광주 능평동 오포역까지 이어지는 9.50㎞ 길이의 경전철 노선이다. 편성(2량)당 승차 정원 304명씩 총 7편성으로 계획돼 있다. 이 노선은 성남과 광주를 연결하는 국지도 57호선의 상습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제안된 사업이다. 정치권에서 경전철 신설 대신 8호선 판교 연장을 오포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고양 ‘식사 트램’도…교통 불모지 벗어날까?
기존 계획 노선 중에서는 월곶배곧선이 우선순위가 3위로 가장 높다. 수인분당선 정차역인 시흥 월곶역과 R&D(연구개발) 시설이 밀집한 배곧신도시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5량짜리 트램 총 9편성을 배치할 계획이다. 월곶역은 월곶판교선 신설도 추진되고 있어, 하루 평균 1만7000여건의 환승 수요가 예상된다.
고양 일산동구 식사지구 주민이 염원하던 ‘식사 트램’도 계획에 포함됐다. 약 1만가구 규모의 도시개발구역인 식사지구에는 지하철역이 1곳도 없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하기 위해선 대곡역(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노선)을 이용해야 하는데, 한 번에 갈 수 있는 버스는 95번 1개뿐이다.
가좌식사선(가좌지구~킨텍스역~식사지구)과 대곡고양시청식사선(대곡역~고양시청~식사지구) 2개 트램 노선이 계획돼 있다. 대곡고양시청식사선은 제5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 수요조사에 포함된 고양은평선 일산선 연장과 일부 구간이 겹친다. 광역교통시행계획에 일산선 연장이 들어갈 경우, 트램보다 해당 노선을 먼저 검토하겠다는 게 고양시의 방침이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