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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로봇청소기' 만들었는데…한국서 '600억' 날벼락 [최종석의 차트 밖은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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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로봇청소기' 만들었는데…한국서 '600억' 날벼락 [최종석의 차트 밖은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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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주식 기행 : 스웨덴 가전 기업 일렉트로룩스 [SB:ELUXb]

    세계 최초의 상용화된 로봇 청소기는 스웨덴 가전 기업 일렉트로룩스가 선보인 ‘트릴로바이트’입니다. 1996년 BBC의 과학 프로그램 ‘내일의 세계’에서 시제품이 처음 공개되고, 5년 후 2001년 11월에 정식으로 출시됐습니다.


    트릴로바이트란 이름은 고대 수중 생물인 삼엽충(Trilobite)과 닮은 둥글고 납작한 외형에서 따왔습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초음파 센서를 탑재해 벽이나 가구 등 장애물과의 거리를 감지하고 회피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2002년 출시된 미국 아이로봇의 룸바는 로봇 청소기의 대중화와 상업적 성공을 이끌었습니다. 한국 기업으로는 2003년 LG전자가 로보킹을 처음 내놓았습니다.

    지금은 중국 기업들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을 70% 이상 장악하고 있습니다. 로보락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에코백스, 샤오미, 드리미 등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일렉트로룩스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의 2021년 매출은 약 903억 원을 기록했었지만, 2년 만에 약 3분의 1 수준인 301억원(2023년 12월 결산 기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최근 매출은 약간 회복해 2024년 기준 358억 원 수준입니다. 여전히 과거 전성기에 비해 매우 감소한 수치입니다. 영업이익은 2024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일렉트로룩스가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국내 대기업의 강력한 시장 지배력과 중국 가전 브랜드의 무서운 추격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특히 다이슨의 마케팅 화력에 밀리면서 프리미엄 수입 가전의 강자 지위도 뺏겼습니다.

    국내와 달리 일렉스로룩스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큰 존재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과 북미의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시장과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서 순항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일렉트로룩스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유럽 최대의 가전 기업입니다. 특히 청소기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자취를 남겨왔습니다.


    1910년 일렉트로메카니스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고, 1919년 조명 회사인 룩스를 합병하며 일렉트로룩스가 공식적으로 출범했습니다. 1912년 창립자 악셀 베네 그렌은 세계 최초의 가정용 진공청소기인 ‘룩스1’을 개발해 가사 노동 부담을 덜어줬습니다.

    룩스1의 성공은 이후 1921년 출시된 모델V는 바닥에 눕혀서 바퀴로 끌고 다닐 수 있는 형태로 제작됐습니다. 이것은 현재 사용하는 진공청소기의 직접적인 전신이 되었습니다.

    일렉트로룩스 1920년대 냉장고 개발을 시작으로 주방 가전의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1925년 세계 최초의 흡수식 냉장고 '모델 D'를 출시하며 식품 보관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1930년에는 업계 최초로 빌트인 방식의 소형 냉장고를 선보였습니다.


    식기세척기를 일반 가정으로 끌어들인 대중화를 이룬 것도 일렉트로룩스입니다. 1886년 미국의 조세핀 코크런이 발명한 자동 식기세척기는 당시 일반 가정에는 온수 공급 시스템이 부족하고 가격이 비싸 주로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사용됐습니다.

    1959년 출시된 일렉트로룩스의 ‘D10’은 세계 최초의 카운터탑(싱크대 위 거치형) 식기세척기였습니다. 둥근 항아리 모양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5인분 분량의 설거지를 단 8분 만에 끝낼 수 있어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가사 노동 절감 기기로 평가받았습니다.

    일렉트로룩스는 1980년대에 들어서며 공격적인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불렸습니다. 1984년 이탈리아 가전 기업 자누시를 인수하며 유럽 최대 가전 업체가 되고, 1986년 미국의 화이트 콘솔리데이티드 인더스트리(WCI)를 인수하며 북미 시장에 본격 진출했습니다. 이를 통해 프리지데어, 웨스팅하우스, 켈비네이터 등의 브랜드를 확보했습니다.



    1994년에는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 AEG 가전 부문을 인수하고, 2000년에는 호주 최대 가전 업체인 이메일(Email Ltd.)의 가전 사업부를 품었습니다.

    일렉트로룩스는 최근 강력한 비용 절감과 제품군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2025년 순매출은 약 1313억 스웨덴 크로나(SEK)로 전년 대비 약 3.6%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3.9%의 유기적 매출 성장(Organic Sales Growth)을 달성한 것으로 회사 측은 발표했습니다. 유기적 매출 성장은 인수합병 등 외부적인 요인이 아닌 내부적인 역량을 통해 달성한 성장을 뜻합니다.

    영업이익 또한 36억5700만 크로나를 달성해 전년(11억 크로나) 대비 232% 급증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일렉트로룩스의 최대 주주는 스웨덴의 거대 지주회사인 인베스터 AB입니다. 인베스터 AB는 스웨덴 최대 부호이자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기업들의 지배권을 가진 발렌베리 가문의 투자 지주회사입니다.

    일렉트로룩스는 스웨덴 대표 증시인 나스닥 스톡홀름에 상장돼있습니다. 참고로 미국 나스닥은 북유럽과 발트해 국가 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나스닥 노르딕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습니다. 나스닥 노르딕에는 스웨덴 스톡홀름, 핀란드 헬싱키, 덴마크 코펜하겐, 아이슬란드, 에스토니아 탈린, 라트비아 리가, 리투아니아 빌뉴스 증권거래소가 속해있습니다.

    일렉트로룩스는 A주와 B주가 있으며, 차이점은 의결권과 증시 유동성입니다. A주는 1주당 1표의 의결권이 있고, B주는 1주당 0.1표(1/10표)의 의결권만 가집니다. 두 주식 모두 배당금 수령 권리와 자산 분배에 대해 동일한 권리가 있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활발하게 거래하는 주식은 B주입니다.

    2025년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지난달 발표 직후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3일 주가는 60.78크로나로 마감하며 최근 1년간 32.47% 하락했습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일렉트로룩스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 주가를 기존 58크로나에서 56크로나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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