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은 바이오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을 예측하고 건강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이 돼야 합니다.”
강대희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26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경바이오인사이트 2026’ 포럼에서 미래 의료의 청사진을 이같이 제시했다. 병원이 단순히 환자를 기다리는 공간을 넘어 혁신 기술의 중심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변화는 병원의 ‘생존 전략’과 맞닿아 있다. 정밀의료 시대에는 유전체·임상·영상 등 방대한 바이오 데이터가 축적되지만 이를 사람이 일일이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박진식 세종병원 이사장은 “인공지능(AI)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자성 은성의료재단 좋은병원들 이사장도 “외부 솔루션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병원이 직접 AI를 개발·내재화하고 사업화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병원이 축적한 임상 데이터와 실증 역량이 바이오산업 생태계 전반의 상용화 병목을 해소하는 핵심 축이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형석 화순전남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은 바이오산업이 겪는 가장 큰 난관으로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꼽았다. 그는 “병원에 축적된 환자 데이터와 임상 현장의 실증 역량을 결합해야 신약 후보물질과 의료기기의 인체 적용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병원을 중심으로 한 AI·데이터 혁신은 일상으로 확장되고 있다. 남성우 우리아이들병원 부이사장(닥터스바이오텍 대표)은 “병원에 오기 전 단계에서부터 AI가 1차 스크리닝을 수행해야 한다”며 스마트폰 기반 호흡음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가정에서 이상 호흡을 판독하는 ‘홈 트리아지’ 모델을 제시했다.
제주=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