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의 '육천피(코스피지수 6000) 시대'가 열렸음에도 K콘텐츠 관련주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급변하는 상황 속 관련 업종으로 투자 자금이 집중되며 시장에서 소외받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간에 주가 반등을 이끌만한 동력이 부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콘텐츠 지수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2.52% 하락했다. KRX 전체 테마 지수 중 나홀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16.4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부진하다.
지수 구성 종목 중 시가총액 비중이 큰 네이버와 카카오 등 정보기술(IT)주가 고전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달 들어 각각 8%와 6.51% 하락하며 뒷걸음질했다. 이들 모두 자사 플랫폼에 AI를 도입하고 있으나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주가는 지난해 6월 두나무 인수 발표 이후로 25만원 근처에서 뚜렷한 우상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주가 하방을 지지하고 있으나 치고 올라갈 만한 동인도 제한적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수를 구성하는 게임주 펄어비스가 이달 들어 10.66% 밀렸고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는 각각 4.72%와 1.28% 오르며 게걸음을 하고 있다. 이들 모두 지난해 4분기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 반전을 이끌만한 신작 발표 등의 모멘텀(상승 동력)이 부재한 상황이다.
엔터테인먼트 관련주 중에서는 하이브만 선방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는 6.02% 상승했고 지난 13일엔 40만5500원까지 올라 1년 내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회사 간판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복귀 소식 이후 실적 개선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BTS의 '아리랑'(ARIRANG) 월드투어 규모가 시장 예상(300만~350만명·65회)을 크게 웃도는 450만명(79회)으로 지난달 14일 발표돼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김유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티켓가격(ATP) 28만원, 인당 기획상품(MD) 매출 14만원에 스폰서십 매출까지 가정할 때 BTS의 월드투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원과 4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JYP엔터(-5.42%) 와이지엔터테인먼트(-3.08%) 에스엠(-1.72%) 등 다른 엔터주는 하락세를 보였다. 반도체 등 대형주에 자금이 몰리는 상황 속 이들 역시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이후 시장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대장주 쏠림 현상으로 엔터주의 수급 열위가 지속되며 숨고르기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봤다.
당분간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엔터주 중 실적 가시성이 확보된 하이브를 최선호주로 꼽는다. 지 연구원은 "올해는 BTS 완전체 복귀에 더해 글로벌 지식재산권(IP)들이 자리를 잡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역대급 규모의 확실한 모멘텀이 임박했다"고 분석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