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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프리즘] 정치에 휘둘려선 안 될 해외 자원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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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프리즘] 정치에 휘둘려선 안 될 해외 자원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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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해외 자원 개발에서 처음으로 큰 성과를 낸 것은 1984년 참여한 예멘의 마리브유전 사업에서였다. 1970년대 두 번의 ‘오일쇼크’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절감한 정부는 국경 밖에서 해법을 찾았다. 석유공사를 축으로 SK, 현대종합상사, 삼환이 손잡고 이 사업 지분 24.5%를 확보했다. 이듬해 원유 생산이 시작됐고, 1987년부터 마리브산 원유가 국내로 들어왔다. 투자금액의 세 배가 넘는 수익이 돌아왔다.

    1998년 시작한 베트남 15-1광구 개발도 상징적 사건이다. 순수 국내 기술진이 직접 원유를 발견한 첫 사례다. 해외 자원 개발이 단순한 투자 사업이 아니라 국가 산업 경쟁력의 연장선이란 인식이 자리잡았다. 성공만 한 건 아니다. 1990년 뛰어든 리비아 NC 170~172광구 사업은 대규모 손실을 보고 철수했다.


    에너지 확보가 국가 안보 문제와 직결되면서 정부는 1978년 해외자원개발촉진법을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1982년엔 자원의 범위를 석유, 가스뿐 아니라 광물, 농축산물, 수산물까지 확장했다. 하지만 이후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명박 정부는 공기업을 중심으로 해외 광물자원 개발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나섰다가 상당수 사업이 실패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엔 투자 부실이 커졌다. 박근혜 정부에선 투자 실패에 따른 공기업의 재무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해외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민간 중심 전략을 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상황이 더 급변했다. 자원 개발 자체가 ‘적폐’로 낙인찍혀 사실상 정책 무대에서 사라졌다. 윤석열 정부는 재개 의지를 밝혔지만 이미 관련 생태계는 크게 무너진 뒤였다.


    그사이 세계는 완전히 다른 단계로 넘어갔다. 핵심 광물 확보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으로 격화했다. 미·중 패권 다툼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원 민족주의는 급속히 확산됐고, 공급망은 국가 안보의 핵심 축으로 재편됐다. 자원이 단순히 경제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다.

    반면 한국의 현실은 더 취약해졌다. 광물 수입 의존도는 9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반도체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산업의 핵심 원료 상당 부분을 특정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공급망이 흔들리는 순간 산업 기반 전체가 위험에 노출되는 구조다. ‘자원 속국’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손을 놓다시피 했던 해외 자원 개발 투자를 정부가 10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올해 광해광업공단의 해외 자원 탐사·개발 및 사업 투자를 허용하고, 법정 자본금도 늘려 대규모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실탄을 확보할 계획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는 평가가 많다.

    자원 개발은 고위험·고비용 사업이다. 탐사부터 생산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린다. 성공과 실패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실패 자체가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이다. 대내외 경제 상황은 물론 정치적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해야 결실을 볼 수 있다. 제도적 틀을 복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잃어버린 10년’ 동안 무너진 해외 자원 정보망과 전문 인력, 탐사·생산 기술을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 전략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정부와 공기업, 민간기업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 우리와 비슷한 ‘자원 빈국’인 일본이 일찌감치 정부와 민간이 협업해 체계적으로 자원 확보 전략을 추진한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자원 개발 사업이 정치에 휘둘리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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