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떨어지는 과천·송파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16일 기준) 기준 경기 과천의 아파트 매매가가 전주 대비 0.03% 하락했다. 과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2024년 5월 넷째 주(-0.07%) 이후 1년9개월(88주) 만이다. 지난해 10월 규제지역으로 묶인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 가운데 집값이 하락 전환한 곳은 과천이 처음이다.
과천 아파트 매매가는 올해 들어 1월 셋째 주 0.30% 오른 뒤 0.25%→0.19%→0.14%로 상승 폭이 좁아졌다. 단기간 가격 급등으로 누적된 피로감과 중과세 유예 종료에 따른 매물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전셋값 약세로 매매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천 전셋값은 지난해 11월 상승을 멈춘 이후 15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과천 전세 물량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103.6%) 늘어난 27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3일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면적 84㎡는 11억5000만원에 새로 전세 세입자를 들였다. 지난해 하반기 13억~14억원에 전세 계약이 성사되던 주택형이다.
입주 물량이 많은 송파구도 지난달 말부터 전셋값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달 둘째 주 -0.14%에 이어 지난주에는 -0.13%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와 잠실르엘(1865가구) 등 4543가구가 잇따라 집들이해 전·월세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이날 기준 송파구 전·월세 물량은 6542건으로 1년 전 대비 75% 늘었다.
◇실거주 규제와 입주 감소 ‘이중고’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값이 정상화되려면 전세시장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분석한다. 높은 전셋값이 매매가가 떨어지지 않게 지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전셋값이 하락하면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위해 집을 내놓는 급매물이 늘어 매매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집값이 사실상 보합권(0.01%)인 서울 강남구 역시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셋째 주 전세 가격은 0.02% 올라 한 주 전(0.03%)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문제는 실거주 의무 강화와 입주 물량 부족으로 전세 공급이 늘어나기 힘든 구조라는 점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갭투자가 어려워져 전·월세 공급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전셋값이 오를수록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늘어나 신규 매물이 줄어드는 구조”라고 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3만7178가구에서 올해 2만5967가구로, 경기는 같은 기간 7만4760가구에서 6만7024가구로 감소한다.
전세의 월세 전환과 월세 부담에 대한 우려도 작지 않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8.94%로 전세 상승률(3.83%)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