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정민이 뮤지컬 '라이프 오브 파이'가 공연 시작 5분 전 취소된 것과 관련해 제작사를 대신해 고개를 숙였다.
박정민은 11일 소속사 샘컴퍼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제 저녁 공연에 찾아와 주신 모든 관객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일부 조명기에 문제가 생겨 관람에 큰 불편함을 드릴 것이라는 판단에 제작사 측에서 취소를 결정했던 것 같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라이프 오브 파이' 측은 10일 오후 7시30분 공연을 5분 앞둔 오후 7시25분경 '기술적 결함'을 이유로 관객들에게 취소 통보를 했다. "결제 금액의 110%를 환불하겠다"며 "순차적으로 개별 문자와 안내를 해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명확한 원인 설명과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일방적인 취소 안내를 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았다.
특히 현장 안내가 미흡했다는 점에서 이날 공연 관람을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가족과 함께 인도를 떠나 캐나다로 향하던 도중 거대한 폭풍에 휩쓸려 태평양 한가운데 구명보트에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단둘이 남겨진 소년 '파이'의 227일간의 모험을 담은 이야기다. 누적 1500만부 이상을 기록한 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Life of Pi)'를 원작으로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다.
박정민은 주인공 소년 파이 역을 맡아 2017년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9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그는 "미처 열리지 않은 극장 문을 등지고 발걸음을 돌리셨을 관객분들의 그 허탈함을 생각하면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공연을 보기 위해 내어주신 그 귀한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소중한 마음들은 그 어떤 것으로도 갚을 수 없는 빚이라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제작사와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사과가 늦어졌다"며 "제작사 측에 특별 회차 편성에 대한 의견을 드렸고 제작사도 기꺼이 받아들여 주셨다. 재공연이 모든 분의 허탈함을 채워드릴 수 없음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드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회차 배우와 모든 스태프가 더욱 열심히 하겠다. 가능하시다면 재공연하는 날 뵐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정말 열심히 하겠다. 그리고 팀을 대신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작사 측은 취소된 공연에 대해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추가 공연을 편성했다. 10일 공연 예매 관객에게는 티켓 결제 금액의 10%를 환불한다. 추가 공연을 관람하지 않을 경우에는 결제 금액의 110%를 환불한다.
다음은 박정민 사과문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박정민입니다.
먼저 어제 저녁 공연에 찾아와 주신 모든 관객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일부 조명기에 문제가 생겨 관람에 큰 불편함을 드릴 것이라는 판단에 제작사 측에서 취소를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퍼펫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 퍼펫티어들의 안전상 이유도 있었던 것 같고요.
하지만 그 어떤 이유도 관객분들이 받으셨을 그 순간의 충격을 달래 드릴 수 없는 저희의 불찰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처 열리지 않은 극장 문을 등지고 발걸음을 돌리셨을 관객분들의 그 허탈함을 생각하면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 공연을 보기 위해 내어주신 그 귀한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소중한 마음들은 그 어떤 것으로도 갚을 수 없는 빚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과 인사가 늦었습니다. 사과를 드리기 전에 충분할 수는 없더라도 제작사 측과 최대한 대안을 꾸려놓고 말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안 없는 사과는 되레 무책임한 행동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기도 했고요. 제작사 측에 특별 회차 편성에 대한 의견을 드렸고 제작사도 기꺼이 받아들여 주셨습니다.
다만 극장과 공연에 관계된 많은 인원 그리고 어제 발걸음해 주신 관객분들에게 확인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재공연이 모든 분의 허탈함을 채워드릴 수 없음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드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간 찾아와 주신 많은 관객분 덕분에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두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오르는 무대라서 많이 떨리고 매 순간 두렵지만 관객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는 걸 느끼고요. 그럼에도 원치 않은 경험을 하게 해드려서 면목이 없습니다.
앞으로 남은 회차 배우와 모든 스태프가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가능하시다면 재공연하는 날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팀을 대신하여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박정민 드림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