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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품은 K미식의 정수…'페스타 바이 충후' 세계 입맛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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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품은 K미식의 정수…'페스타 바이 충후' 세계 입맛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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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 정취가 느껴지는 고급 빌라 계단을 오르면 ‘이노베이티브 센스 다이닝’이라는 낯설지만 흥미로운 미식 여정이 시작된다. 통유리 너머로 사계절 남산을 품은 공간, 자연을 닮은 플레이트에서 익숙한 재료와 요리가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곳은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시그니처 레스토랑인 ‘페스타 바이 충후’다.

    페스타 바이 충후가 지향하는 이노베이티브 센스 다이닝의 방향은 명확하다. 특정 메뉴에 얽매이기보다 제철 한국 식재료를 중심으로 코스를 유연하게 구성해 변화하는 남산 풍경처럼 살아 있는 미식을 제안하는 것이다. 셰프의 철학 역시 자연에 닿아 있다. 식재료가 자라온 환경과 생산자의 손길까지 요리 일부로 받아들이고, 불필요한 요소는 과감히 덜어 식재료 본연의 풍미를 정직하게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페스타 바이 충후는 올해 코스 구성을 새롭게 개편하고 한국 각 지역의 로컬 식재료를 주제로 한 단품 메뉴를 도입했다. 이충후 셰프의 미식 철학을 바탕으로 한 변화는 파인다이닝 문법을 유지하면서도 유연하고 자유로운 다이닝 경험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런치 4코스·디너 6코스를 런치 3코스·디너 6코스로 조정하고, 추가 요금을 통해 각 1코스를 선택적으로 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짧은 비즈니스 미팅을 겸한 점심부터 격식을 갖춘 디너까지 다양한 식사량 니즈를 아우른다. 다이닝 완성도를 유지하면서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번 리뉴얼의 또 다른 축인 아라카르트(단품) 메뉴 도입도 주목된다. 앙트레, 플랫, 디저트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총 9종의 단품 메뉴를 선보이며 코스 위주의 무거운 다이닝에서 벗어났다. 새롭게 내놓는 메뉴에는 한국 로컬 식재료와 생산자, 셰프의 경험이 담긴 고유의 서사가 녹아 있다. 이는 페스타 바이 충후가 단순한 요리를 넘어 K미식으로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방향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메뉴는 ‘지리산 어란을 곁들인 랍스터 아뇰로티 파스타’다. 랍스터 속살을 가득 채운 아뇰로티에 머리로 우려낸 비스크 크림 소스를 더하고, 양재중 장인이 제조한 지리산 어란을 얇게 썰어 올렸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비스크의 짙은 감칠맛과 어란 특유의 짭조름함이 느껴지며 바다 향이 직관적으로 전달된다.



    이 요리의 중심에는 어란이 있다. 국내산 참숭어만 사용해 항상 바람이 불고 일조량이 풍부한 지리산 자락에서 건조한 어란은 문배주를 발라 천천히 말리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다. 그 과정에서 은은한 과일 향이 배어들고 염도와 질감이 또렷하게 살아난다. 셰프는 어란의 명확한 풍미를 가리지 않기 위해 소스를 절제하고, 와인과의 균형을 염두에 둔 구조로 요리를 완성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시도는 ‘남산 돈가스’를 프랑스식 코르동블뢰로 재해석한 메뉴다. 닭가슴살에 잠봉 블랑과 모차렐라 치즈를 채워 바삭하게 튀긴 이 요리는 제철 과일 콩포트, 맥앤치즈를 함께 내놓는다. 슈니첼에 잼을 곁들이듯 고기 본연의 맛을 즐긴 뒤 달콤한 콩포트를 더하는 방식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친근한 맛을 선사한다.



    이 밖에 전남 구례와 경기 안성 농장의 제철 허브를 활용한 콜드 샐러드, 프랑스 고전 요리 볼로방을 재해석해 알배추로 풀어낸 따뜻한 샐러드, 셰프의 사찰 경험을 담은 대봉감 디시 등은 한국 식재료가 프렌치 문법에서 얼마나 다채롭게 변주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페스타 바이 충후는 요리를 넘어선 추가적인 미식 경험 요소를 통해 공간의 서사를 나타낸다. 와인 페어링은 요리의 연장선으로 작동한다. ‘와인 스펙테이터 레스토랑 어워드 2025’에 이름을 올릴 만큼 탄탄한 100종 이상의 컬렉션을 기반으로 전문 소믈리에의 섬세한 제안이 곁들여진다. 특히 호텔 최초로 ‘돔 페리뇽 가스트로노미’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양한 빈티지 컬렉션을 메뉴와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점은 애호가에게 큰 매력이다.


    셰프의 미식 철학을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통로인 ‘갈라 디너’ 역시 꾸준히 이어진다. 지난해 11월 농부와 셰프가 협업한 ‘프롬 팜 투 다이닝’을 통해 자연 순환과 식재료 본연의 가치를 전달했으며 올해도 이 같은 혁신적인 도전을 지속할 예정이다.

    형식보다 경험을, 메뉴보다 이야기를 중시하는 오늘의 미식 트렌드 속에서 페스타 바이 충후의 이번 리뉴얼은 명확한 해답을 제시한다. 한국 식재료와 셰프 철학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이곳은 단순한 호텔 레스토랑을 넘어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K미식의 현재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영서 기자 yskim055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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