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증권은 11일 삼성전기에 대해 "회사의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가격 인상 사이클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이창민 연구원은 "지난 10일 중국 매체 내셔널 비즈니스 데일리는 최근 한국산 MLCC 현물 가격이 20% 상승했다고 보도했다"며 "지난 4일에는 대만 경제일보가 중국 현지 유통 채널의 MLCC 현물 가격 인상 폭이 최대 20%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MLCC 가격 상승 원인은 우선 인공지능(AI)발 수급 불균형에 따른 것으로 이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AI 서버 1대에는 MLCC 3만개가 탑재되는데, 이는 일반 서버의 100배 수준"이라며 "이러한 수요는 AI 서버의 고사양화 및 관련 투자 확대로 인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공급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AI 서버로의 MLCC는 고온·고압·장수명 등의 특성을 갖춘 고신뢰성 제품이 요구되는데, 글로벌 1·2위 업체인 무라타제작소와 삼성전기가 관련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며 "두 회사의 MLCC 가동률이 비수기인 4분기에도 90% 중반 수준을 기록한 만큼 AI 서버용 MLCC 수급 불균형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탄탈 콘덴서 가격 상승 및 수급 차질에 따른 반사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탄탈 콘덴서는 고내열·고안정성이란 특성을 지니고 있어 방산·우주항공 분야에서 주로 사용됐는데, 최근 AI 서버에도 본격적으로 채택되고 있다"며 "새로운 적용처가 생겨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탄탈 콘덴서는 대만 주요 업체들을 중심으로 최근 20~30% 수준의 가격 인상이 단행됐음에도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있어 기존 수요 일부가 MLCC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2018년 MLCC 슈퍼 사이클 당시 가격이 최대 40~50% 인상됐는데 당시 삼성전기 MLCC 사업부 영업이익률이 최대 42%까지 확대됐었다"며 "삼성전기는 그동안 MLCC 가격 인상에 보수적 입장을 취했으나, 무라타제작소가 지난 2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서버용 MLCC 시장의 밸런스 재점검 필요성과 가격 협상 국면 진입을 언급한 점을 고려할 때, 올 상반기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