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6개월 만에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이 당내에서 거센 반발에 부딪친 데 이어 2차 종합특검 후보로 논란이 된 인사를 추천한 사실까지 드러나며 당내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정 대표가 2차 특검 후보와 관련해 이틀 연속 사과했지만 내홍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정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의 최종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대통령께 누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추가 수사하는 2차 특검 후보로 지난 2일 검사 출신 전준철 변호사를 추천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전 변호사 대신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특검으로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 변호사가 자신이 연루된 대북 송금 사건 수사 당시 쌍방울 측 변호인단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여당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정 대표를 향해 성토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단순 실수로 치부할 수 없는 뼈아픈 실책”이라며 “제2의 체포동의안 가결 시도”라고 정 대표를 몰아세웠다. 2023년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을 때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당시, 당내 이탈표로 인해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던 일에 비교한 것이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검찰의 ‘이재명 죽이기’에 앞장섰던 김성태 변호인을 추천한 것은 분명한 사고”라며 “이 문제는 변명으로 덮을 일이 아니고, 별일 아닌데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식의 물타기 또한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 변호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이성윤 최고위원은 “추천 과정에서 좀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다”면서도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되는 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황 최고위원은 공개 회의 종료 후 이동하면서 이성윤 최고위원을 향해 “전 변호사 대변인이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둘러싼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10일 예정된 의원총회가 정 대표 리더십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 대표가 당원 대상 여론조사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도부 내에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로 의원들이 반감을 품고 있는 상황에서 정 대표의 실책이 나오자 합당 동력이 더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친명계 한준호 의원은 SNS에 “합당 논의는 최대한 빠르게, 늦어도 10일 의총 이후에는 ‘중단’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당내 중론은 이미 확인됐으니 논란을 끌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