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한국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방글라데시 북부 나오가온 지역에서 40~50세 사이의 여성 1명이 지난달 21일 니파바이러스 감염 증세를 보인 뒤 1주일 후 사망했다고 최근 밝혔다. 혈액 등 샘플 검사 결과 니파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사망자는 최근 여행 이력은 없지만, 대추야자 수액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대추야자 수액이 감염 경로로 반복 지목됐다. WHO는 사망자와 접촉한 35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고,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망자 보고는 인도 동부 웨스트벵골주에서 지난달 11일 남녀 간호사 2명이 확진된 뒤 나왔다. 인도 내 확진 발생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공항 검색이 강화됐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니파바이러스 확진이 거의 매년 발생한다. 알자지라는 2001년 이후 확진자가 약 348명 보고됐고, 이들 가운데 절반가량이 대추야자 수액을 마신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에선 주로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확진자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WHO는 이 시기가 대추야자 수확 철이나 대추야자 수액 소비 시기와 겹친다고 설명했다.
다만 WHO는 "현재 니파바이러스가 특정 국내나 지역, 국가 간에 번질 가능성은 여전히 낮아 보인다"며 여행 및 상품 거래 제한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니파바이러스는 과일박쥐나 돼지 등 감염된 동물 또는 사람의 체액에 직접 접촉하거나 감염된 동물의 체액으로 오염된 식품을 먹을 경우 감염될 수 있다. 1998년 말레이시아의 돼지 농장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치료제와 백신이 나오지 않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치명률이 최고 75%에 달한다.
증상은 감염 초기 발열과 두통, 근육통, 구토, 인후통 등이 나타나고, 이후 어지럼증, 의식 장애 등 신경학적 징후를 보일 수 있다. 심하면 뇌염과 발작까지 일으킬 수 있고, 이 경우 24∼48시간 이내에 혼수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니파바이러스는 WHO에 의해 국제 공중보건 위기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병원체로 분류돼 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