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K뷰티·푸드는 미·중 관세전쟁 등 각종 악재를 뚫고 나란히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다. 특정 카테고리의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K팝·K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를 타고 확산한 ‘한국식 라이프’가 충성 소비층을 키운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농·산업 포함)와 K뷰티 수출액은 각각 136억2000만달러(약 19조7000억원), 114억3000만달러(약 16조5000억원)였다. 전년 수출 실적을 뛰어넘으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대 수출국은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를 떨쳐내고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뤄냈다. 지난해 K푸드의 미국 수출액은 18억달러로 전년보다 13.2% 늘었다. K뷰티의 미국 수출액도 전년 대비 15.8% 증가한 22억달러였다. 삼양식품 등 관세 충격에 따라 현지 판매가를 올린 사례도 있지만 오히려 판매가 늘었다.
미국에서 K뷰티·푸드 충성 소비층이 두터워진 배경엔 K컬처가 있다. 최근 미국 중국 등에선 K팝·K드라마 인기로 한국식 라이프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블랙핑크 제니가 미국 TV쇼에서 농심 ‘바나나킥’(사진)을 언급한 뒤 월 수출량이 70% 급증하고, 아이브 장원영이 하파크리스틴 렌즈를 낀 후 서구권 관광객의 구매가 늘어난 게 대표적이다.‘궈차오’(애국 소비)가 지배하던 중국 시장에서도 K웨이브가 불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다쉐컨설팅은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시청할 수 없음에도 ‘더 글로리’ ‘오징어 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여러 한국 콘텐츠가 중국에서 널리 시청되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K웨이브가 단순히 ‘가격이 낮아서 사는’ 단계에서 벗어나 한국식 미감·맛·라이프스타일을 ‘내 취향’으로 받아들이는 소비로 진화했다”며 “정부가 애국 소비를 권장해도 강력한 소프트파워는 이길 수 없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