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은 지난해 28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18.8% 감소한 것이다. 특히 4분기에 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로 전환했다 주류 전 부문의 판매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특히 맥주 매출은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31.1% 급감한 102억원에 불과했다.
하이트진로 또한 맥주 사업에서 4분기에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이 10% 가까이 줄면서 고정비를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이 탓에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3% 감소한 1720억원에 그쳤다. 2000억원을 넘길 것이란 증권사 추정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였다. 아직 실적을 내놓지 않은 오비맥주 또한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큰 폭의 실적 악화를 피하가진 못 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주류산업은 경기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최근 소비경기 침체가 부진의 일차적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업계에선 경기가 향후 살아나도 주류 산업은 좋아지지 않는 ‘구조적 부진’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술 자체를 멀리하는 ‘헬시 플레저’와 ‘노 알코올’ 트렌드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영향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주류 시장은 5% 이상 역성장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음식점과 주점의 점포수는 전년 대비 10% 가량 줄어 주류 소비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주류 기업들은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하이트진로는 소주를 앞세워 베트남 공장 건설 등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악화된 실적을 되살리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소주가 주로 한국 마트와 음식점 위주로 팔려 확장성에도 한계가 있다고 본다.
사업 다각화 역시 해법은 되지 못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음료 사업을 다각화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미 레드오션이란 판단에 따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산토리처럼 맥주와 음료를 병행하며 시너지를 내는 사업 모델은 국내 시장 여건상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음료와 주류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롯데칠성음료는 음료 부문에서 4분기에 17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주류업계가 사업 다각화를 넘어 근본적인 ‘사업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슷한 고민을 앞서 했던 담배산업의 경우 전자담배와 니코틴 패치 등으로 사업의 축을 옮긴 것처럼, 완전히 새로운 제품으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아지면 술 매출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는 꺾이고 있다”며 “기존의 소주, 맥주 판매 방식으로는 구조적인 침체를 이겨낼 마땅한 해법이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