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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전 '이효리'로 대박 내더니…이번엔 '카리나' 앞세운다 [테크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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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전 '이효리'로 대박 내더니…이번엔 '카리나' 앞세운다 [테크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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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게임즈가 SM엔터테인먼트 아이돌 지식재산권(IP)을 앞세운 신작을 내놓는다. SM 아이돌의 글로벌 팬덤을 흡수하려는 유인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초반 화제성을 게임의 완성도로 증명해야 흥행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티스트 눈썹 각도·점 위치까지 구현…'찐팬' 취향 저격
    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이르면 이달 말 신작 'SMiniz(슴미니즈)'를 출시한다. 슴미니즈는 NCT, 에스파(aespa), 라이즈(RIIZE) 등 SM 소속 아티스트를 닮은 작은 캐릭터(미니즈)들과 함께 매치3 퍼즐을 풀어나가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단순한 라이선스 활용을 넘어 SM IP를 재해석해 이용자 몰입 경험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아티스트의 눈썹 각도나 점 위치까지 '찐팬'이라면 알아챌 법한 세밀한 외적 특징을 짚어내려 애썼다고 한다. 실제 팬덤의 놀이 문화인 '탑꾸(포토카드 꾸미기)'와 '예절샷(굿즈와 함께 사진 찍기)' 등까지 인게임 콘텐츠로 구현해 디지털 '덕질' 공간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슴미니즈 개발사인 메타보라 김소희 제작본부장은 "'아이돌을 사랑하는 팬들이 게임을 좋아할 것인가?'가 가장 큰 숙제였다"며 "이를 위해 대중적인 매치3 퍼즐 장르를 선택했고, 아티스트를 이질감 없이 매력적으로 담아내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았다"고 했다. 이어 "단순 수집에 그치지 않고 수집물을 활용해 꾸미거나 자랑하는 등 팬덤이 가진 근원적인 욕구를 디지털에서 충족시키고자 했다"며 "소위 말하는 '덕질' 문화를 게임으로 옮겼다"고 덧붙였다.


    해외 팬들은 출시 전부터 벌써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게임 홍보 영상에는 각자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언급하며 "캐릭터 귀엽다", "게임 하고 싶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엑스(X·옛 트위터)에서도 최근 일본 후쿠오카 SM타운 콘서트에서 열린 슴미니즈 관련 이벤트에서 받은 아티스트 포토카드를 찍어 올리는 해외 팬들의 소위 '인증샷'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이번 전략은 수치로 증명된 K팝 글로벌 영향력을 게임 생태계로 흡수하려는 시도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맥시마이즈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K팝 이벤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42억7000만달러(약 21조원)로 평가됐다. K팝 시장 규모는 2032년 약 236억8000만달러(약 3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K팝과 게임 등을 결합한 이벤트는 더 폭넓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6년 전 햄버거 팔던 핑클을 아시나요
    게임사와 아이돌의 만남은 역사가 깊다. 2000년 출시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패스트푸드'가 그 시작. 당대 최고 걸그룹이던 핑클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이효리, 성유리, 이진, 옥주현 등 멤버들의 외형을 본뜬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핑클 4인조가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설정이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아이돌은 게임업계의 '흥행 치트키'로 본격 진화했다. 2008년 '텔미' 열풍으로 인기를 끌던 걸그룹 원더걸스가 농구 온라인 게임 '프리스타일'에 캐릭터로 등장해 게이머들을 설레게 했다. 비, 빅뱅, 카라, 2NE1 등 시대 최고의 스타들은 FPS(First-Person Shooter·1인칭 슈팅 게임) 게임 '서든어택'에서 맹활약했다.



    이번 슴미니즈처럼 글로벌 팬덤을 본격 타깃으로 한 사례로는 하이브 소속 방탄소년단(BTS) IP 기반 게임 2019년 'BTS 월드', 2020년 'BTS 유니버스 스토리' 등이 주로 거론된다. 이들 게임은 현재 서비스를 종료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돌 팬덤이 초반 화력은 무섭지만,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소위 '찍먹'(가볍게 시도)할 거리만 있고 게임 자체가 허술하면 금방 식어버린다"고 말했다.
    관건은 '완성도'
    전문가들은 게임사와 아이돌 IP 간 협업이 단순한 '화제성 마케팅'을 넘어 달라진 이용자 환경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본다. 유튜브 등 짧은 영상 콘텐츠가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게임이 선택지 중 하나로 밀려난 가운데 팬덤 기반 콘텐츠가 이용자의 유입과 재방문을 끌어낼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AI 기술 확산이 촉발한 '잘파(Zalpha)세대' 부상으로 게임 소비 트렌드가 확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쇼츠 같은 짧은 영상 콘텐츠가 이미 게임의 '대체재' 역할을 한 지 몇 년 됐다"며 "이런 환경에선 아이돌·셀럽과 게임을 분리해 생각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적극적인 팬덤 협업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카카오게임즈의 시도가 이런 변화를 겨냥한 움직임으로 읽힌다고 봤다. "전 국민 메신저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 입장에선 '어디서 트리거 포인트를 만들어 수익으로 연결할지'에 대한 고민이 클 텐데, 과거 캐주얼 게임이었던 '애니팡'이 첫 번째 성공 사례였다면 이번처럼 팬덤과 결합한 방식은 또 한 번 '터질 타이밍'이 왔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팬덤 기반 게임의 장기 흥행은 완성도에 달렸다고 봤다. 그는 "LTV(Lifetime Value·고객 생애 가치)를 무성의하게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만 볼 문제는 아니다. 아이돌이 살아 있는 한 끝까지 갈 수도 있다"면서 "아이돌에 걸맞은 세계관과 가상공간 연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방문을 유도하는 과정에서도 무리하지 말아야 하고, 팬과 플레이어를 실망시키지 않는 과금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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