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커머스 부문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새로 썼다. 지난해 말 쿠팡의 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탈한 이용자들이 네이버 쇼핑 생태계로 유입된 점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4분기 커머스 36% 급성장…'탈팡' 반사이익 톡톡
네이버는 지난해 연간 매출 12조350억 원, 영업이익 2조2081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12.1%, 11.6%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매출 12조원 시대를 열었다.실적의 일등 공신은 커머스 부문이었다.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6.2% 증가한 3조688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만 떼어 놓고 보면 커머스 매출은 1조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급증했다. 이번 성장의 배경에는 지난해 11월 말 대규모 정부 유출 사태에 따른 쿠팡 이용자 이탈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는 관측이다. 쿠팡의 위기가 네이버에는 강력한 반사이익으로 작용한 셈.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정보 유출 사고가 불거진 이후인 같은 해 12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수는 전달 대비 18만5000건 늘어난 78만8119건이었다. 쿠팡은 같은 기간 12만건 이상 증가한 52만6834건이었다.
쿠팡의 증가세가 포착되면서 쿠팡 이용자 이탈 규모가 예상보다 적다는 평가가 한때 나오기도 했으나 지난달 쿠팡 앱 설치 수는 전월 대비 6만건 가까이 줄어든 46만7641건에 비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2배가량 많은 93만5507건의 신규 설치를 기록했다. 전달 대비 14만7000건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치였다.
최수연 "단기 반사이익 넘어 장기적 흐름으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단순한 단기 반사이익 현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장기적인 흐름으로 이어가겠다고 했다.
최 대표는 "이커머스 시장 전반적으로 플랫폼의 신뢰도와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부분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해온 네이버의 전략과 맞물려 커머스에 유의미한 추가 유입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단기적인 반사이익보다는 이용자들의 플랫폼 선택 기준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장기적인 흐름으로 만들어낼 것"이라며 "이러한 추세는 1월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핀테크·콘텐츠 '견조'…신사업은 '내실' 다지기
핀테크와 콘텐츠 부문도 견조했다. 핀테크 연간 매출은 12.1% 증가한 1조6907억원을 기록했고, 4분기 결제액은 23조원을 돌파했다. 콘텐츠 역시 웹툰 등 글로벌 사업 확장에 힘입어 연간 매출 1조8992억원(+5.7%)을 냈다.서치플랫폼과 엔터프라이즈 부문은 수치상으로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내실은 탄탄했다. 지난해 일시적으로 반영된 LY(라인야후) 정산금 효과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각각 1.8%, 16.6% 성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엔터프라이즈는 사우디 디지털트윈 등 글로벌 프로젝트와 신규 GPUaaS 매출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최 대표는 "AI 브리핑 확장을 통해 검색 경쟁력을 확인했다"며 "올해는 쇼핑 에이전트와 AI 탭(Tab) 등을 통해 수익화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