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큰 폭의 호조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비IT 품목의 수출이 개선되고, 수입 증가세는 크지 않았던 점도 흑자 확대에 영향을 줬다. 해외투자가 늘면서 '돈이 버는 돈'인 본원소득수지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18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 129억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해 월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역대 2위인 지난해 9월(142억2000만달러)에 비해서도 40억 달러 이상 많은 압도적인 성과다.
연간 기준 경상수지 규모는 1230억5000만달러로 전년(999억7000만달러)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한은이 당초 전망한 1150억달러도 큰 폭으로 상회했다.
12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188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이다. 수출이 1년 전에 비해 13.1% 증가한 71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IT 품목이 반도체(43.1%), 컴퓨터주변기기(33.1%) 등을 중심으로 32.4% 증가한 가운데 비IT 품목도 기계류·정밀기기(2.9%), 의약품(27.3%) 등을 중심으로 늘면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입은 1.7% 늘어난 528억달러였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가 1.0% 감소했다. 승용차와 금은 각각 24.0%, 461.9% 증가하는 등 큰 폭의 증가세가 이어졌다.
본원소득수지는 47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 분기 배당 지급 영향으로 15억3000만달러에 그쳤던 본원소득수지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월별 기준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배당소득수지가 37억10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서비스수지는 36억9000만달러 적자였다. 전월(-28억5000만달러)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해외여행 성수기인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출국자 수가 증가해 여행수지가 14억달러 적자를 낸 영향이 컸다.
금융계정에서는 순자산이 237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대규모 해외투자가 반영된 수치다. 증권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 투자는 143억7000만달러로 전월(122억5000만달러) 대비 확대됐다. 주식투자가 118억3000만달러 증가한 가운데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나타나면서 채권이 25억3000만달러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56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4억9000만달러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51억7000만달러)보다 많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