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겸 배우 차은우가 거액의 세금 추징 통보를 받으면서 연예계 전반에 확산해 온 '법인 절세 전략'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인 설립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실질적인 운영 실체가 없으면 조세 회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은우는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수백억 원 상당의 세금 추징 통보를 받았다. 모친 명의로 설립한 법인을 통해 연예 활동 정산금을 지급받으면서 개인소득세율보다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받았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소속사 배우 김선호 역시 가족을 임원으로 둔 1인 법인을 운영해 정산을 받아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도마에 올랐다. 김선호 측은 2024년 1월 설립한 법인을 통해 이전 소속사로부터 약 1년간 정산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법인을 폐업했다. 기존에 납부한 법인세에 더해 개인소득세를 추가 납부하는 등 후속 조치도 취했다.
연예인들이 1인 기획사 등 법인을 설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율 차이다. 현행 세법상 고소득 개인에게 적용되는 종합소득세 최고 세율은 45%(지방세 포함 49.5%)에 달하는 반면 법인세율은 올해 기준 최고 25%(지방세 포함 27.5%)다. 프리랜서 형태로 활동하는 연예인 들이 출연료나 광고 모델료를 법인 매출로 신고하면 상당한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때문에 연예계에서는 해당 방식이 '합법적 절세'로 관행처럼 활용돼 왔지만 국세청의 조사 강도가 높아지면서 제동이 걸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배우 이하늬와 유연석은 각각 수십억 원의 세금 추징 통보를 받았고, 배우 조진웅과 이준기 역시 10억원 안팎의 추징을 통보받았다. 이들은 모두 의도적 탈세가 아닌 법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핵심 쟁점으로 '운영 실체'를 꼽는다. 사무실 존재 여부와 상주 인력의 근무 실태, 실제 용역 수행 여부 등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조세 회피 시도로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세무 당국은 차은우 부모가 운영하던 인천 강화군 소재 식당 주소지에 세워진 법인을 실체 없는 '페이퍼 컴퍼니'로 지목하기도 했다. 실제 업무에 참여하지 않는 가족을 직원으로 등록해 급여를 지급하거나, 고가의 차량·주택 등을 법인 명의로 취득하는 행위 역시 탈세나 횡령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연예인의 절세 시도 자체를 모두 문제 삼을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팬들의 신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직업 특성상 법의 허점을 노린 방식보다는 투명한 납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