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2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관련한 시장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차기 Fed의장 지명 일정을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했다. Fed는 FOMC에서 정책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데이터에 따라 향후 금리를 결정할 것"이라며 중립적인 메시지를 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FOMC 이후) 시장은 대체로 안정적 모습을 보였지만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 후임 연준 의장 지명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미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 주요국 재정 건전성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경계하며 시장 상황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이 'Fed의 차기 의장 지명'을 통화정책의 불확실 요인으로 지목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에 순응적인 인사가 임명된다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서 채권시장 등에 혼란이 올 수 있다. 이 경우 국내 통화정책과 환율에도 영향이 올 수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Fed 의장으로 고려하고 있는 최종 후보군은 4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케빈 워시 전 Fed 이사,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 그리고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책임자(CIO)다.이달 중순까지만해도 워시 전 이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리더 CIO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미국 온라인 예측 시장 폴리마켓에 따르면 리더 CIO의 지명 확률은 34%로 가장 높았다.

워시 전 이사는 지난주 60%대의 높은 확률을 기록했다가 현재는 30%로 하락했다. 워시 전 이사가 Fed 출신이라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선호도가 하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월러 이사(19%)와 해싯 위원장(8%)의 지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여겨진다. 해싯 위원장은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솔직히 말해서 저는 그를 현직에 남겨두고 싶다"며 "그를 잃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Fed 의장 지명은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2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아이오와주에 다녀온 뒤 워싱턴DC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후임 Fed 의장 지명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나는 추천을 하지 않는다. 대통령에게 선택지와 그 결과를 제시할 뿐이다. 결정은 대통령의 몫"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훌륭한 후보 4명 중 선택하고 있다"고 답했다. 후임자가 언제쯤 발표될 수 있을지는 "대통령만이 안다"고 말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Fed 의장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과 강도가 정해질 것"이라며 "이는 한은의 시장 판단과 통화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임 의장이 누구가 될 것인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