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단독 부장판사는 28일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본부장 등 5명의 1심 선고에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2022년 9월 검찰 기소 이후 3년4개월 만에 나온 결론이다.
검찰은 이들이 2013년 7월 위례신도시 A2-8블록 개발 사업에 관한 공사의 내부 비밀을 암암리에 공유해 자신들이 설립한 위례자산관리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게 했다고 봤다.
유 전 본부장과 주지형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팀장이 개발사업 일정과 타당성 평가 보고서, 공모 지침서 등을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에게 알려준 덕에 위례자산관리가 금융회사 등과 미리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특수목적법인(SPC) 공모 절차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 등은 같은 수법으로 호반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2017년 3월까지 418억원의 시행 이익이 발생하자 주주협약에서 정한 비율에 따라 호반건설 169억원, 위례자산관리 42억3000만원 등 211억여원의 배당이득을 챙기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공유한 정보가 부패방지법상 ‘비밀’에는 해당한다고 봤으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들이 개발사업 과정에서 부패방지법에 규정된 비밀을 이용해 구체적인 배당이익을 재산상 이익으로 취득하거나 호반건설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은 SPC를 통해 시행됐고, 민간사업자가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는 점에서 ‘대장동 판박이’로 불렸다. 유 전 본부장 등은 이재명 대통령이 피고인인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키맨’이기도 하다. 두 사건은 피고인이 겹치고, 공무원과 민간업자 간 유착 구조도 비슷하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적용된 대장동 사건 1심에서 유 전 본부장은 징역 8년을,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각각 징역 4년, 5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고, 민간업자들은 항소함에 따라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