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석 전 검찰총장(사법연수원 27기)이 KAIST 교수에 임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18기) 역시 퇴임 후 KAIST를 택했다. 법원과 검찰에서 고위직을 지낸 다른 법조인들과 차별화한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총장은 지난해 9월부터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석학교수로 부임해 서울 도곡캠퍼스로 출근하고 있다.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린 그는 재임 때부터 포렌식을 통한 과학수사 기법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4년 9월 퇴임 후 이 전 총장은 서울시립대 인하대 동아대 아주대 등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특강을 하며 강단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작년 12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던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참고인 조사차 출석을 요구했을 때는 사유서를 내고 응하지 않았다.
그는 오는 10월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검찰청에서 마지막으로 임기를 채운 총장이다. 임기 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둘러싸고 정권과 갈등을 빚었다. 김 여사가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보냈다는 문자메시지 내용이 최근 공개됐는데, 당시 검찰 수장이 이 전 총장이었다.
윤 전 대통령과 특검에 이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심우정 전 총장 등 일부 사례를 제외한 역대 검찰총장들이 퇴임 후 통상 변호사로 활동한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행보다. 문재인 정부 때의 문무일(18기·세종) 김오수(20기·법무법인 대륜 공익사단법인 이사장), 박근혜 정부 때의 김진태(14기·세종) 김수남(16기·태평양), 노무현 정부 때의 송광수(3기·김앤장법률사무소), 김대중 정부 때의 이명재(1기·태평양) 전 총장 등이 대형 로펌 소속이다. 이외에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전관 로펌에 합류했거나 개인 사무실을 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린 문 전 권한대행도 최근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석학교수로 임용됐다. 그는 KAIST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는 과정에 법률가로서 일조하겠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쿨이 있는 여러 대학의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