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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빼앗긴 밤, 우리는 브루노 마스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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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빼앗긴 밤, 우리는 브루노 마스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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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노 마스의 라스베가스 레지던시 콘서트

    현존 팝 씬에서 프로듀싱, 퍼포먼스, 노래, 연주 등 모든 영역을 능수능란하게 넘나드는 완전체 브루노 마스.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라스베가스 레지던시 콘서트로 연말을 마무리했다.


    앨범 <24K Magic>을 발표한 2016년부터 시작된 브루노 마스의 라스베가스 레지던시 공연은 코로나 시즌을 제외하고는 매년 치러져 현재 라스베가스의 연말을 대표하는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파크 엠지엠(Park MGM) 내에 위치한 돌비 라이브(Dolby Live)에서 주로 개최되는 이 공연은 약 6000석 규모의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을 갖춘 공연장에서 브루노 마스를 더욱 가깝고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기에 팬들에게 인기가 높다.




    회당 5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스테디움급 아티스트인 브루노 마스가 10분의 1정도 규모의 관객들과 만나니, 티켓 가격이 약 560달러(약 80만원)부터 3200달러 (약 460만원)까지 천상계 수준이다. 비싼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모든 공연 회차가 매진되어 티켓 구하기 또한 쉽지 않다.

    라스베가스에 도착한 12월 23일부터 스트립 전역에 브루노 마스의 공연 광고가 눈에 띄었다. 라스베가스에서 그를 봐야만 한다는 강렬한 신호인지 아니면 합리화인지 모르겠지만, 호텔, 식당, 클럽 등 가는 곳마다 하필 이 공연의 광고가 보였다.





    No Phone, No Camera, Just Enjoy


    2025년 12월 31일 라스베가스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사막에 비가 내리는 것도 비현실적이었는데, 연말에 브루노 마스를 눈앞에서 보는 것은 초현실적이었다. 자본주의의 끝을 보여주는 도시답게 시상식에서나 입을 법한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관객들은 최고급 호텔에서 제공한 리무진을 타고 별도의 통로로 입장했다.

    브루노 마스의 요청으로 공연 중 촬영은 전면 금지됐다. 관객들은 모바일 티켓을 검표원에게 제시한 후 좌석이 표시된 작은 종이 티켓으로 재발급받았으며, 특수 제작된 파우치에 휴대폰을 넣어 잠금 처리를 확인받고, 수색대를 통과해야만 했다. (공연장 내에는 촬영 기능이 있는 안경, 애플워치 등 모든 촬영 도구를 사용할 수 없고, 촬영 발각 시 환불 없이 퇴장시킨다는 공지도 있었다) 브루노 마스는 자신의 공연을 오롯이 눈과 귀로만 즐기라는 값비싼 규칙을 세우는 것 같았다.




    브루노 마스의 ‘재능’과 ‘재치’가 응축된 2시간 공연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한 돌비 라이브홀 천정에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니 곳곳마다 보안요원들이 서 있었고, 경비도 삼엄했다. 그런데도,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공연 시작 전부터 일어나 몸을 흔들며, 브루노 마스와 함께할 시간을 준비하고 있었다.

    “Tonight, I just wanna take you higher.” 노래 ‘24K Magic’의 첫 소절이 울려 퍼지자, 브루노 마스와 훌리건스(The Hooligans, 브루노 마스의 라이브 세션 멤버)가 무대에 등장했다. 브루노 마스의 노래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Dolby Live는 금세 후끈 달아올랐다. 노래를 마치고 브루노 마스가 “오늘은 당신들의 핸드폰이 파우치에 들어간 매우 특별한 날”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관객들도 엄격한 입장 철자로 느꼈던 아쉬운 감정들을 유쾌한 웃음으로 훌훌 털고, 환호와 박수로 브루노 마스에게 화답했다.



    춤, 노래, 퍼포먼스, 무대 연출이 연말 종합선물세트처럼 펼쳐진 ‘I Took Your Phones Away’, ‘Finesse’, ‘Treasure’ 등은 최고점의 엔터테인먼트 그 자체였다. 라스베가스에 잘 어울리는 노래 ‘Billionaire’ (Travie McCoy cover)와 브레이크 댄스와 뉴잭스윙의 향수를 자극한 ‘Perm’에 이어 브루노 마스는 세 곡의 발라드 넘버 ‘Calling All My Lovelies’, ‘That's What I Like’, ‘Please Me’를 통해 보컬리스트로서 매력을 한껏 뽐냈다. 우아하고 세련된 R&B 넘버 ‘Versace on the Floor’에서는 수많은 여성 관객은 환호했다. 뉴잭스윙, 힙합, R&B, Funk 등 장르를 넘나들며, 흥이 충만한 공연을 보여준 브루노 마스는 잠시 숨을 고른 뒤 키보드 앞에 앉았다.

    그는 키보드를 연주하면서 ‘Young’, ‘Wild and Free’, ‘Grenade’, ‘Talking to the Moon’, ‘Nothin' on You’ 등의 하이라이트를 노래했다. 곡 사이에 위트를 녹인 멘트와 익살스러운 제스처로 관객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도 특유의 소울과 멋짐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어지는 ‘아파트(APT)’와 ‘Die With a Smile’, ‘Leave the Door Open’ 등에서 관객들은 브루노 마스의 코러스가 되어 함께했다.

    훌리건스의 연주와 세션 타임이 끝나고, 공연은 막바지로 향했다. ‘Locked Out of Heaven’과 ‘Just the Way You Are’로 밑밥을 깔고, 화제의 그 곡 ‘Uptown Funk’ (Mark Ronson cover)가 울려 퍼졌다. 모든 이들이 노래하고, 마시며, 춤췄다. 12월 31일 라스베가스 Dolby Live는 극락이었다. 약 2시간 동안 총 27곡을 공연한 브루노 마스는 시간을 증발시키는 ‘24K Magician’이었다.



    라스베가스를 사랑하는 가수 브루노 마스
    <24K Magic>에서 <The Romantic>으로 이행


    대중과 시장의 원하는 감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창작 에너지로 표출하는 뮤지션은 롱런할 수밖에 없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레이디 가가가 그렇고, 브루노 마스 또한 마찬가지다. 라스베가스에서 펼쳐진 브루노 마스 레지던시 공연은 그가 이 업계에서 여전히 황금알을 낳는 최고의 예술가이자, 엔터테이너라는 걸 여실히 보여준 시간이었다.

    최근에 새 앨범 소식을 발표한 그는 월드 투어의 시작점을 라스베가스로 정했다. 2024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벨라지오 호텔에 라운지 음악 바(THE PINKY RING BY BRUNO MARS)를 오픈했는데, 이곳은 그의 콘서트처럼 No Camera 정책과 $500-$1,000라는 비싼 예약금에도 불구하고 매일 인산인해를 이룬다. 브루노 마스는 24K Magic의 기적이 일어나는 라스베가스를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 것 같다.



    [Lady Gaga, Bruno Mars - Die With A Smile (Live in Las Vegas)]


    이진섭 칼럼니스트?아르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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