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전 검찰총장(사법연수원 27기·사진)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에 임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총장은 지난해 9월부터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석학교수로 부임해 서울 도곡캠퍼스로 출근하고 있다.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린 그는 재임 때부터 포렌식을 통한 과학수사 기법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KAIST 초빙석학교수는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는 직책은 아니다. 특강이나 자문 시 별도의 활동비를 지급받는다.
2024년 9월 퇴임 후 이 전 총장은 서울시립대, 인하대, 동아대, 아주대 등 전국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특강을 열며 강단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작년 12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던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참고인 조사차 출석을 요구한 때에는 사유서를 내고 응하지 않았다.
이 전 총장은 오는 10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검찰청에서 마지막으로 임기를 채운 총장이다. 그의 후임인 심우정 전 검찰총장(26기)이 작년 7월 취임 9개월여만에 중도 퇴진한 이후 검찰총장은 반년 넘게 공석이다. 검찰 2인자인 대검찰청 차장의 직무대행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작년 11월 노만석 전 대행(29기)의 퇴임 이후 구자현 차장(29기)이 대행을 맡았다.
윤 전 대통령과 특검에 이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심우정 전 총장 등 일부 사례를 제외한 역대 검찰총장들이 퇴임 후 통상 변호사로 활동한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행보다. 문재인 정부 때의 문무일 전 총장(18기·세종)과 김오수 전 총장(20기·법무법인 대륜 공익사단법인 이사장), 박근혜 정부 때의 김진태 전 총장(14기·세종), 김수남 전 총장(16기·태평양), 노무현 정부 때의 송광수 전 총장(3기·김앤장법률사무소), 김대중 정부 때의 이명재 전 총장(1기·태평양) 등이 대형 로펌 소속이다. 그 외에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전관 로펌에 합류했거나 개인 사무실을 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린 문 전 권한대행도 최근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석학교수로 임용됐다. 그는 KAIST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는 과정에 법률가로서 일조하겠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로스쿨이 있는 여러 대학의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과 검찰에서 고위직을 지낸 두 인사의 차별화된 행보에 법조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KAIST 측은 이번 임용에 대해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이 운영하는 지식재산대학원프로그램(MIP)의 교육적 수요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법학을 기반으로 지식재산, 첨단 과학 기술 분야에 대한 규제 및 거버넌스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는 MIP에는 다수의 현직 법조인들이 겸직 교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