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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컴퍼니 프리미엄’의 시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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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컴퍼니 프리미엄’의 시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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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증시가 마침내 코스피지수 5000포인트라는 역사적 고지를 넘어섰다. 우리 시장에 깊게 자리 잡아온 ‘코리아 디스카운트’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물론 5000포인트 돌파가 저평가 문제의 완전한 해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장 전체를 덮고 있던 구조적 디스카운트의 그림자가 옅어지고 있다는 신호는 분명히 감지된다. 이제는 각 기업이 스스로 독보적인 가치를 증명하며 ‘K-컴퍼니 프리미엄(K-Company Premium)’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오늘날 ‘K-’라는 접두사는 전 세계에서 프리미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K-팝과 K-콘텐츠는 물론 K-방산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고히 하고 있다.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신뢰와 혁신을 의미하는 시대에, 우리 기업들도 스스로를 억눌러온 개별적 디스카운트 요인을 제거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명품 기업’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K-컴퍼니 프리미엄’은 투명한 거버넌스와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기업 스스로 가치를 입증하겠다는 책임 있는 비전이다. 시장이라는 ‘숲’이 맑아진 지금, 기업이라는 ‘나무’ 하나하나가 매력적인 상품이 돼야 한다.


    최근 시장 지표를 보면 ‘K-컴퍼니’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국거래소가 2026년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조1000억원, 자사주 소각 규모는 21조4000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대비 각각 2.5배, 4.4배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해 현금 배당 총액도 50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주주 가치를 경영의 중심에 두는 패러다임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가 기업 전반에 고르게 확산되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변화의 탄력이 붙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시장 밸류에이션 역시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MSCI 코리아 지수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24년 말 0.88배에서 2025년 말 1.59배로 상승했고, 주가수익비율(PER)도 같은 기간 11.37배에서 17.47배로 높아졌다. 외국인 거래대금 비중은 2023년 9.1%에서 2025년 18.8%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글로벌 자본이 한국 시장의 변화를 체감하며 다시 유입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반등에 그치지 않도록 기업의 자발적인 변화와 정책의 일관성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이 ‘명품’이 된다는 것은 단순한 이미지 제고를 넘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기도 하다. 기업의 본질 가치와 시장 가격 사이의 ‘가치 갭(Value Gap)’은 외부 공격의 통로가 되지만, 선제적으로 주주 가치를 높여 프리미엄을 구축한 기업은 다르다. 정당한 시장 평가를 받는 기업은 적대적 경영권 위협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뿐 아니라, 주주들이 경영진의 든든한 우군이 된다. 주주 환원과 거버넌스 혁신은 더 이상 시장 요구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투자다.

    개별 기업의 가치가 모여 ‘K-컴퍼니’라는 강력한 브랜드가 형성될 때, 우리는 비로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낡은 옷을 벗고 ‘코리아 프리미엄’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게 될 것이다. 다만 그 과정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 기업들이 투명성과 자본 효율성을 높여 각자의 이름을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각인시킬 때, 한국 자본시장은 전 세계 자본이 찾는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이 해외로 향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세계의 혁신 기업들이 자본 조달의 허브로 한국을 선택하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의 변화가 일시적 흐름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과 시장 모두의 꾸준한 실행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석호 한국의결권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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