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연휴(구정), 아시아 여행객들이 가장 주목하는 도시 중 하나로 ‘서울’이 꼽혔다. 특히 K-콘텐츠의 흥행에 힘입어 제주도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등 국내 여행 시장이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26일 디지털 여행 플랫폼 아고다가 발표한 2026년 설 연휴 인기 아시아 여행지 순위에 따르면, 서울은 아시아 주요 도시 중 숙소 검색량 5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일본 도쿄가 차지했으며 방콕(태국), 타이베이(대만), 오사카(일본)가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외국인 여행객들의 지방 분산 트렌드다. 서울 외에도 부산, 제주, 인천, 평창이 인바운드 인기 여행지 상위권에 포진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외국인 숙소 검색량이 전년 대비 72%나 급증하며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여행 업계에서는 이를 K콘텐츠 효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흥행하며 해녀 박물관 등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글로벌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제주관광공사의 ‘JJ 프렌즈’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더해지며 서울 다음은 제주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겨울 스포츠의 메카 평창 역시 검색량이 40% 늘었다. 설 연휴 기간 열리는 ‘평창 대관령눈꽃축제’와 연계된 스키, 눈꽃썰매 등 액티비티가 가족 단위 외국인 여행객을 끌어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을 찾는 큰 손은 대만이었으며, 일본과 홍콩이 뒤를 이었다.
내국인이 가장 많이 검색한 국내 여행지는 제주, 서울, 부산, 속초, 경주 순이었다. 특히 경주는 검색량이 전년 대비 105% 폭증하며 두 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지 선정에 따른 홍보 효과와 더불어 황리단길, 대릉원 등 이른바 '뉴트로(New-tro)' 성지로 부상한 것이 젊은 층의 발길을 잡은 결과로 보인다.

한국인들의 일본 사랑'은 올해도 굳건했다. 인기 해외 여행지 1~3위를 도쿄, 후쿠오카, 오사카가 싹쓸이하며 ‘노재팬’의 흔적을 완전히 지워냈다. 장기화된 엔저 현상과 더불어 일본 소도시 노선이 대폭 확대된 영향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노선 이용객은 전년 대비 8.6% 증가하며 역대급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준환 아고다 동북아시아 대표는 “설 명절을 맞아 아시아 전반에서 여행 수요가 분출하고 있다”며 “특히 제주와 평창처럼 한국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