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했지만, 국내외 금융투자업계는 여전히 시장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눠 구하는 주식 밸류에이션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이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보다 훨씬 낮아서다.
22일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PER은 36.99배(직전 12개월 순이익과 지난 21일 종가 기준)로 D램 1위 삼성전자(30.82배)와 2위 SK하이닉스(14.67배)보다 높다. 올해 순이익 전망치 기준 PER은 마이크론 12.3배, 삼성전자 9.78배, SK하이닉스 6.8배다. PER이 낮을수록 주가가 싸다는 평가를 받는다.세 회사가 메모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 3분기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34%, 3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26%에 그쳤다. 고대역폭메모리(HBM)만 떼어놓고 보면 격차는 더 커진다. JP모간은 올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을 각각 49%, 33%로 전망했다. 마이크론 전망치는 18%다. 올해 엔비디아에 본격 납품되는 6세대 HBM(HBM4) 경쟁에서도 한국이 마이크론을 압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한국 반도체주가 저평가된 이유에 대해 “마이크론에 비해 해외 기관투자가들에 덜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처럼 미국 증시에 자사주를 활용해 주식예탁증서(ADR·해외 기업 주식을 미국 증시에서 달러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대체 증서)를 상장하면 재평가될 것으로 예상한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에 편입돼 기관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