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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 아파트? 선진국 사람들 눈에는 신축입니다 [더 머니이스트-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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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 아파트? 선진국 사람들 눈에는 신축입니다 [더 머니이스트-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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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은 8.98% 상승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23.46%)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역시 4% 이상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주요 선호 지역은 물론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지역에서도 신고가가 속출하며 '내 집 마련'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공급입니다. 공사비는 인건비 상승, 원·달러 환율에 따른 자재비 부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공기 연장, 친환경 기준 강화 등으로 구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대규모 신규 공급이 가능한 경로는 재개발·재건축뿐이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사이 전·월세를 전전하면 집값은 더 오르고, 내 집 마련의 문턱은 높아집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수요의 무게중심은 이동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신고가 거래는 30억원 이상 고가 단지에서 9억~15억원 구간으로 옮겨갔습니다. 대출이 가능하고 갈아타기도 비교적 수월한 가격대 아파트에 실수요가 몰린 것입니다. 6·27 대책과 10·15 대책 이후 "더는 기다릴 시간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입지와 교통이 좋아도 재건축이 어려운 구축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금성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30년이 지나면 재건축’이라는 인식이 너무도 강합니다. 목동처럼 숲세권으로 쾌적하고 고령층이나 어린 자녀를 둔 가구에 인기가 높은 단지들조차, 결국 모두 헐고 초고층으로 가야 한다는 사고가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선진국의 도시 전문가들에게 묻는다면 답은 다를 것입니다. 미국·유럽·일본·싱가포르·홍콩 등에서는 30년이 됐다고 대규모 재건축을 추진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초기 도시계획 단계부터 장기 사용을 전제로 설계하고, 한 번 지은 주거 공간을 대대손손 물려받아 사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국은 6·25 이후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급하게 주거지를 공급했고, 그 과정에서 재건축이 필요한 단지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30년이라는 획일적 기준으로 ‘모두 재건축’에 매달리는 것은 과도합니다. 실제로 재건축은 이주와 공사를 포함해 10년 이상이 소요되고, 공사비가 더 오르면 분담금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과연 기다린다고 모두 재건축이 될까요.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는 해외 주요 도시의 아파트와 비교해도 품질이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선분양 구조 속에서 외관과 내부 마감에 많은 신경을 쓰고, 스마트홈 시스템 역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재건축이 어려운 단지라도 외벽 도장, 조경 정비, 세대별 인테리어 등 ‘대수선’을 통해 충분히 새 아파트에 가까운 주거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재건축 일변도의 사고가 아니라, 재건축이 어려운 구축 단지를 위한 대수선 중심의 정책 전환입니다. 공사비가 추가로 폭등하는 국면에 접어들면, 우리 역시 선진국처럼 대규모 철거가 아닌 ‘고쳐 쓰는 주거’로 방향을 바꾸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은 반드시 신축 아파트에서만 나오는 개념이 아닙니다. 대수선이 가능한 아파트라면 충분히 ‘새 아파트 같은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어려운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만큼, 지금은 내 집 마련을 먼저 고민해볼 시점입니다. 물론 입지와 교통은 반드시 따져야 합니다.

    한강벨트에 초고층 단지가 줄지어 들어서면 교통 혼잡은 불가피합니다. 오히려 저층 주거단지가 형성된 지역의 주거 선호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노도강이나 금관구에서도 잘 찾아보면 지금 당장 내 집 마련이 가능한 곳은 적지 않습니다. 가족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곳이라면, 서울 시내 대부분은 생각보다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가능하다면, 지금 내 집 마련을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책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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