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의 오기형·김남근·이강일 의원은 국회에서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공시 개정 방안’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공시 제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코스피5000특위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이재명 정부의 1·2·3차 상법 개정을 주도한 당내 조직이다. 이날 행사엔 특위 의원들과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윤상녕 트러스톤자산운용 변호사,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등 자본시장 인사를 비롯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발제자는 카카오뱅크 대표 출신이자 21대 국회에서 소액주주 보호 법안을 주로 발의한 이용우 전 민주당 의원(현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이 맡았다.
이 전 의원은 “실무적인 공시 제도 개편이 맞물리지 않으면 개정 상법은 안착할 수 없다”며 지배구조, 배당, 유상증자 등 9가지 분야의 공시 강화를 주장했다. 세부적으론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 선임 여부, ROE·자본비용(COE) 등 자본지표를 반영한 배당정책, 대주주 관련 거래의 ‘독립적 이사회’ 의결 절차 등을 제시했다. 합병, 유상증자, 사채 발행 과정에서 기존 주주가 받는 영향, 자금 사용의 구체적 목적, 대안 조달 수단 등을 꼼꼼하게 공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거론된 공시 강화 방안은 대부분 투자업계가 꾸준히 요구해온 사항이다. 일부는 윤석열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인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구현됐다. 하지만 증시 상황이 저조했고 탄핵까지 있었던 당시와 달리 최근 코스피지수가 4800에 육박한 상황이라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특위도 대폭 강화한 공시 개편 방안을 논의할 환경이 마련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상장사들은 몰아치는 상법 개정과 제도 개편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위기다. 이날 김춘 상장회사협의회 본부장은 “기업 입장에선 이 모든 것이 공시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아직 이사가 개정 상법하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도 확정되지 않아 중소 상장사의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시 제도 개편은 특위 논의가 본격화하면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업 공시의 기본이 되는 ‘기업공시서식 작성 기준’은 금감원이 자본시장법상 권한을 위임받아 지침을 내리고 있다. 국회 차원의 복잡한 법 개정은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 특위 의원은 “오는 22일 특위 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그때까지 코스피지수가 5000에 도달하면 조직명을 바꾸고 새 단장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과정에서 공시 제도, 의무공개매수제 등 새로운 특위의 과제를 공개적으로 제시하고 다시 논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