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이 83.7세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전체 사망의 약 80%가 만성질환으로 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령화가 본격화되면서 만성질환이 개인 건강은 물론 의료재정 전반에 미치는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5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2024년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8만2716명으로 전체 사망의 78.8%였다. 10명 중 8명은 만성질환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의미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3.7세로, 2000년 이후 약 7.7세 증가했다. 남성은 80.8세, 여성은 86.6세로 각각 OECD 평균보다 2~3년 이상 높았다. 하지만 수명 연장과 함께 만성질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만성질환으로 인한 진료비는 지난해 기준 9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진료비의 80.3%에 해당한다. 질환별로 보면 순환계통 질환 진료비가 14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단일 질환 기준으로는 본태성 고혈압이 4조5000억원, 2형 당뇨병이 3조2000억원 순이었다.
주요 만성질환의 유병 현황을 보면, 2023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20.0%로 전년보다 감소했으나, 조절률은 50.4%에 그쳤다.
당뇨병 유병률은 9.4%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혈당 조절이 되는 환자는 유병자 4명 중 1명이었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단기적으로 감소했으나 장기적으로는 증가 추세를 보였고, 비만 유병률은 37.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건강위험요인은 큰 변화 없이 정체 양상을 보였다. 19세 이상 성인의 담배제품 현재사용률은 2023년 23.9%로 전년보다 1.8%p 증가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52.5%로, 성인 2명 중 1명 수준이었다. 고위험 음주율은 13.8%로 최근 10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2015년부터 축적해 온 국민건강통계, 사망원인통계, 건강보험통계, 암 등록통계, OECD·WHO 국제통계 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만성질환의 구조와 변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