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어떤 종류의 술이든 술을 한 잔만 마셔도 구강암 위험이 5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24일(현지시간) 인도 마하라슈트라 암역학센터 연구진이 2010~2021년 5개 의료센터 구강암 진단 환자 1803명과 건강한 대조군 1903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9g(위스키 한 잔 분량)만 돼도 구강암 위험이 비음주자 대비 약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알코올 함량 하루 2g 미만의 맥주도 구강암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특히, 모든 종류의 알코올에서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도에서 자주 마시는 지역 발효주를 마시는 사람은 그 위험이 87%까지 치솟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통상 발효주는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나 구강암 위험에는 훨씬 취약했던 것이다.
아울러 연구진은 술과 씹는 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 구강암 위험이 4배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특히 씹는 담배 문화가 퍼져있어 술과 씹는 담배의 조합이 구강암 발병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담배 사용 기간과 상관없이 구강암 위험 증가의 주요 원인은 알코올이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구강암 위험에 대한 알코올 섭취의 안전한 한계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알코올과 암의 관련성은 구강암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며, 알코올 소비가 식도암, 후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등 여러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쌓여있다.
한편 지난 7월 미국심장협회(AHA)는 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에 발표한 논문에서 하루 1~2잔의 가벼운 음주는 관상동맥질환이나 뇌졸중 위험을 높이지 않으며 오히려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발표해 논란이 됐다. 의료계 종사자 등 전문가들은 "한 방울의 알코올도 암 위험을 높인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