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6일 10:3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와이엠텍이 반도체 가공 장비업체 성현테크놀로지를 200억원에 인수한다. 성현테크놀로지 지분 60%가량을 보유했던 사모펀드(PEF)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는 2020년 성현테크놀로지 인수 5년 만에 매각에 성공했다. 다만 인수대금은 현금이 아닌 와이엠텍이 발행한 전환사채(CB)로 받았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와이엠텍은 성현테크놀로지 보통주 24만5000주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48만주 등 지분 100%를 200억원에 인수한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크레센도(60.7%)와 리븐델인베스트먼트(5.5%), 개인주주 전재홍(14.5%)·이원규(19.3%) 씨가 가진 성현테크놀로지 지분이 거래 대상이다.
2005년 설립된 성현테크놀로지는 반도체 실리콘 파츠를 기계 가공 기반으로 만드는 업체로, 크레센도가 2020년 약 100억원에 인수했다. 와이엠텍은 성현테크놀로지 인수 목적에 대해 "기업가치 향상에 따른 주식가치 제고 및 신사업분야 협력 도모"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와이엠텍은 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인수자는 기존 성현테크놀로지 주주들로, 와이엠텍은 성현테크놀로지 주식매매대금과 CB 인수대금을 상계한다고 밝혔다. 즉 성현테크놀로지를 현금 없이 CB를 매개로 인수한 셈이다. 이에 따라 성현테크놀로지 최대주주였던 크레센도가 와이엠텍 CB 약 122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이번 CB 발행을 위해 와이엠텍은 이달 초 임시주총을 열어 CB 발행한도를 늘리는 정관변경 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와이엠텍의 CB 납입일은 내년 1월 8일이며, 만기 5년에 표면·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주식으로 전환청구는 1년 뒤인 2027년 1월 8일부터 가능하며 전환가액은 1만2731원, 전환 가능 주식 수는 157만811주로 기발행주식총수 대비 14.32%다.
와이엠텍이 전날 8100원에 거래를 마친 점을 고려하면, 크레센도는 와이엠텍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오르면 권리를 행사해 차익을 챙길 수 있다. 성현테크놀로지를 매각해 일회적으로 완전히 투자금을 회수하기보다는, 와이엠텍 CB를 통해 단계적으로 엑시트를 노릴 수 있는 구조다. CB를 통해 하방 안정성을 확보하고 매각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와이엠텍은 산업용 고전압 직류(DC) 릴레이를 전문으로 제조하는 기업으로 대주주는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다. 캑터스PE는 '캑터스 바이아웃 제9호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올해 3월 와이엠텍 경영권을 확보했다. 해당 펀드의 공동 운용사(GP)는 메이슨캐피탈이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