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정그룹이 창립 50주년을 기점으로 ‘스마트 기업’으로의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반세기 동안 쌓아온 제조 노하우와 장인정신에 인공지능(AI) 기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접목해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정그룹은 올해를 ‘사업 포트폴리오 대혁신의 해’로 선포하고 신설 법인 ‘OVLR(오뷔엘알)’을 출범시키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전략은 ‘AI의 내재화’다. 단순히 외부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임직원이 AI를 업무 도구처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도록 체질을 바꾸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임직원 대상 ‘AI 마에스트로 과정’을 개설해 전사적인 AI 리터러시(이해 및 활용 능력)를 강화했다. 그 결과 마케팅, 기획, 영업 등 실무 현장 곳곳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콘텐츠 제작 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올리비아로렌 등 주요 브랜드의 화보와 홍보 영상 제작에 생성형 AI를 도입해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였다. 직원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AI 겨울 아우터 화보’ 등은 ‘디지털 전환의 성공 사례’로 꼽히며 업계의 호평을 받았다.
데이터 분석 능력도 고도화했다. AI가 판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고객의 구매 패턴과 매장별 특성을 파악한다. 이를 통해 시즌별 수요를 예측하고 적정 재고량을 산출해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 경쟁사 동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구축해 급변하는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세정그룹은 기술 혁신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ESG 경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사회(S) 부문에서는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설립한 ‘세정나눔재단’을 통해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주도하고 있다.
환경(E) 부문에서는 패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재고 해결에 친환경 가치를 더했다. 올리비아로렌은 지난 9월 폐원단을 활용한 ‘리블루밍 컬렉션’을 출시해 자원 순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세정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 경험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디지털 혁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