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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0만원이 5000만원 됐어요"…대박 난 서학개미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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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0만원이 5000만원 됐어요"…대박 난 서학개미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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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국내 증시로 복귀하는 ‘서학개미’에게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 깎아주기로 했다. 개인투자자가 활용할 수 있는 환헤지 상품도 도입하기로 했다. 외환당국은 24일 이 같은 내용의 외환시장 수급 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구두 개입을 했다. 여기에 실개입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달러 매물이 나오면서 이틀 연속 1480원을 웃돈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선 밑으로 내려왔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국내 투자·외환 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국내 시장 복귀 계좌(RIA)’다. 지금은 해외 주식을 팔아 생긴 양도차익에 대해 22%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RIA 계좌를 통해 지난 23일까지 보유하고 있던 해외 주식을 팔고, 그 돈으로 국내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1년간 장기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1년간 면제해 주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해외 주식에 대한 차익 실현 수요가 발생해 일정 부분 포트폴리오 조정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과 매도금액 한도가 5000만원인 점을 들어 실효성이 낮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왔다.

    정부는 개인투자자도 환헤지 할 수 있도록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상품을 매입하면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를 계산할 때 매입액의 5%를 소득공제해 준다. 개인이 선물환을 매도하면 이를 사들인 은행은 달러 포지션을 중립으로 맞추기 위해 달러 현물을 시장에 팔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구조다.


    이날 장 개장 직후에는 외환당국 국장급 명의의 고강도 구두 개입이 이어졌다. 김재환 기재부 국제금융국장과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의 강력 의지·정책 실행 능력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는 강한 수위의 발언을 내놨다.

    지난 22~23일 이틀 연속 주간 거래 종가가 1480원을 넘나든 환율은 이날 계단식으로 낙폭을 키워 1449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대비 33원80전 떨어지면서 3년1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투자자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을 보였다. 장 초반 900억원 가까운 순매도세를 보인 외국인은 이후 매수세로 돌아서 이날 5200억원 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국장 유턴' 빠를수록 稅혜택 확대…내년 1분기 100%·3분기 50%
    '유턴' 빠를수록 稅부담 완화…대책 효과 놓고 전망 엇갈려
    몇 년 전 1750만원에 매수한 미국 주식이 5000만원까지 오르자 서학개미 A씨는 차익 실현 시점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차익 3250만원의 22%(지방세 포함)인 660만원을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반면 내년 1분기 안에 ‘국내 시장 복귀계좌’(RIA)를 통해 해외 주식을 매각한 다음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에 장기투자하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 10%만 복귀해도 46조원 국내 유입
    기획재정부가 24일 발표한 ‘국내 투자·외환 안정 세제지원 방안’ 가운데 RIA 세제 혜택은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유턴’을 유도해 환율을 진정시킬 대책으로 평가된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와 환율이 모두 상승해 차익을 실현하고 싶지만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담스러워하는 서학개미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기재부가 서학개미 ‘유턴’ 전용 주식계좌를 신설해 해외 주식 투자자의 국내 주식시장 복귀 길을 터준 이유다. 전날인 23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해외 주식과 상장 ETF를 대상으로 1년 동안만 운영한다.

    RIA에서 해외 주식 매각 대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 또는 주식형 펀드에 1년 이상 투자하면 차익에 붙는 양도소득세를 50~100% 감면한다. 복귀 전 과정(해외 주식 매각과 환전, 국내 주식 매수)이 1분기에 이뤄지면 100%, 2분기에는 80%, 하반기에는 50%를 깎아줄 방침이다. 국내 증시 복귀가 이르면 이를수록 세 부담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세제 혜택이 주식 부자에게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1인당 매도 금액 5000만원까지에 대해서만 양도세를 줄여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된다.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확한 투자 기간과 매도 금액, 감면율 등은 국회 논의를 거쳐 조세특례제한법에 담길 예정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서학개미는 1754억달러어치 해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만 국내 시장으로 복귀해도 25조원어치의 달러가 원화로 환전돼 국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기재부는 기대했다.


    개인투자자가 미리 정한 환율로 이익을 확정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도 출시한다. 서학개미가 이 상품을 사들이면 해외 주식 양도세를 계산할 때 매입액의 5%를 소득공제하는 상품이다. 매입 한도를 연간 1억원으로 정해 최대 500만원까지 소득공제해줄 방침이다.
    ◇ “실제 세 혜택 크지 않다” 반응도
    투자자 사이에선 포트폴리오 일부를 해외 주식에서 국내 주식으로 옮기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미국 증시가 주춤하는 데 비해 내년 코스피지수가 더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타이밍’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목대균 KCGI자산운용 대표는 “글로벌 자금이 미국에서 미국 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미국보다 한국 주식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RIA의 세 혜택 한도가 작은 것 아니냐는 의견도 투자자 사이에서 나왔다. 매도 금액을 5000만원으로 제한하면 실질 혜택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4000만원을 투자해 25% 수익을 본 투자자가 5000만원어치 해외 주식을 매도하면 감면받는 세금은 165만원(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에 대해 22% 세율 적용) 정도다. 비교적 높은 25% 수익을 올려도 100만원대 혜택에 그치는 것이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서학개미는 특히 미국 주식에 신뢰가 강하다”며 “그 정도 혜택을 보려고 유망한 미국 주식을 팔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런저런 ‘꼼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세 혜택을 받는 동시에 기존에 보유한 국내 주식을 팔고 해외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경우 등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자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을 동시에 매수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며 “이 같은 방식으로 기존 포트폴리오 비중을 유지하려는 투자자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정영효/박한신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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