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진학사가 정시 모의 지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탐·과탐을 모두 허용하는 의대에 지원한 수험생 가운데 사탐 응시자 비율은 8.1%로 집계됐다. 전년(2.4%)보다 5.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올해는 전국 39개 의대 중 15곳(38.5%)이 사탐 응시자의 지원을 허용한다. 가톨릭대 경북대 부산대는 수학·탐구 영역의 지정 과목을 폐지했다. 고려대는 탐구 영역의 선택과목 제한을 없앴다.
치대와 약대에서도 사탐 응시자의 모의 지원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사탐 응시자도 지원 가능한 치대의 모의 지원자 가운데 사탐 응시자 비율은 12.5%로, 전년(2.1%)보다 10.4%포인트 급증했다. 같은 기간 약대도 6.1%에서 23.0%로 치솟았다. 올해 치대 11곳 중 5곳, 약대 37곳 중 13곳이 필수 응시과목 제한을 두지 않았다. 전년도에는 치대 3곳, 약대 9곳만 지정과목 조건이 없었다.
주요 의·치·약대가 사탐 응시생의 지원을 허용하면서 올해 수능에서는 역대급 ‘사탐런’(자연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사탐을 선택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전체 수능 응시생 중 사탐을 한 과목 이상 선택한 수험생 비율은 77.3%에 달했다. 전년(62.1%)보다 15.2%포인트 늘었다. 과탐만 두 과목 선택한 응시생 비율은 22.7%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탐 응시자의 지원이 늘었다고 해서 의·치·약대 합격자가 많아질지는 미지수다. 다수 대학에서 미적분·기하 또는 과탐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번 모의 지원 추세가 정시 지원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의·치·약대 입시에서는 수학 선택과 탐구 영역 가산점 반영 방식이 합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해 당락을 가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의·치·약대는 미세한 점수 차이가 합격 여부를 가른다”며 “사탐 응시자는 대학별 가산점 구조와 점수 반영 방식을 참고해 정교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