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다는 레이저를 쏴서 물체 간 거리와 형태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차, 드론, 스마트시티 등 여러 분야에 쓰인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에스오에스랩은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로봇 ‘모베드’에 라이다를 공급하는 회사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두 번 혁신상을 받았다. 다음달 ‘CES 2026’에서 초소형 라이다를 장착한 제네시스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다.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사진)는 경기도 평촌 연구개발(R&D)센터에서 “카메라는 개인정보 노출의 문제가 있지만 라이다는 형체와 움직임만 감지하기 때문에 보안 문제에서 자유롭다”며 “3년 내 로봇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5년 뒤엔 자율주행차량 사업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차관제 사업도 진행 중이다. 공항 야외 주차장의 빈자리를 파악해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데 유용하다. 인천·제주·여수·청주공항 등에 이 회사 라이다 제품이 설치됐다. 정 대표는 “하이패스 사업을 하는 에스트래픽과 같이 차선별로 차를 구분하기 위해 라이다를 적용하는 것도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고, 내년에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라이다 시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사람의 움직임을 파악하려는 산업 현장이 늘고 있다”며 “올 1월 동운아나텍과 항만 크레인용 라이다 공급 계약을 맺은 게 대표적 예”라고 설명했다.
방위산업도 신시장으로 보고 있다. 그는 “에스오에스랩이 국방혁신기업 1호로 선정됐다”며 “휴전선과 해안경계선은 물론 교도소 등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어 “스마트팩토리가 조명을 끄는 단계의 ‘다크팩토리’까지 고도화될 경우에도 라이다는 유용할 것”이라며 “미래 산업군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개발을 선제적으로 마쳤다”고 강조했다.
미국 엔비디아도 에스오에스랩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3년 전부터 협상을 시작해 올해 시범 차량에 라이다를 넣으며 파트너로 등록했다. 정 대표는 “향후 엔비디아가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같은 플랫폼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율주행 시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5년 뒤쯤엔 연간 10만 대 이상의 차량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양=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