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컬처 기반의 글로벌 여가 생태계를 새롭게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철웅 놀유니버스 대표는 24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인사이드 K-Vibe 미디어 이벤트'에서 "고객의 행동에서 쌓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희망하는 여정, 감정까지 읽어내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자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놀유니버스가 주목한 인바운드 시장의 핵심은 K-콘텐츠다. 이전에는 방한 외국인의 주요 방문지가 대표 관광지인 경복궁, 한옥마을 등 역사적 장소에 그쳤다면,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배경이 된 남산, 찜질방 등 콘텐츠 속 여행지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 42.3%가 K-콘텐츠를 계기로 한국 여행을 선택한다. 실제로 놀 월드에서는 남산타워 상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00%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K-콘텐츠는 더 이상 마케팅 자산이 아니라 한국 관광의 흐름을 설계하는 출발점으로 자리 잡았다"며 "놀유니버스는 콘텐츠와 데이터, 플랫폼을 연결해 K컬처가 관광과 산업으로 확장되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어 왔고, 앞으로도 한국 관광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놀유니버스의 인바운드 플랫폼은 '놀 월드(NOL World)다. 74개국 832만명의 이용자가 한국 문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즐기는 플랫폼으로 성장해왔다.
이 대표는 "단순히 방문객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을 지향한다"며 "기술과 콘텐츠로 더 깊은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놀유니버스가 꿈꾸는 글로벌 여가 플랫폼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NOL World 이용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이용자의 93%가 K-콘텐츠를 계기로 한국 여행을 계획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소비하는 K-콘텐츠의 범위는 드라마·음악·영화에 그치지 않고 예능·먹방·뷰티·패션·웹툰 등으로 다각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놀유니버스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국경과 카테고리의 경계를 넘어서는 '경계 없는' 플랫폼 전략을 제시했다. 'Feel Korea', 'Live Local', 'Ultra-immersion', 'X-Factor'의 앞 글자를 딴 사업 전략'FLUX'로 K-컬처를 오감으로 느끼고 완전한 몰입으로 경험하는 단 하나의 K-여정을 제안했다. 이는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결정적 관광 경험을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K-콘텐츠 기반 상품을 공연 중심에서 다각화하고 판매 지역을 확대, 글로벌 메가 콘텐츠 허브를 유치·주도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수정 놀유니버스 글로벌기획 리더는 "K-콘텐츠가 한국 관광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콘텐츠가 유발한 관광 소비는 작년 5조5000억원이었고, 올해는 더 큰 규모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리더는 "더 이상 온라인 여행사(OTA)의 큐레이션, 정답같은 여행을 원치 않고 좋아하는 세계를 직접 경험하고 싶어 한다"며 "K-콘텐츠, K팝, 드라마, 예능은 단순한 문화소비를 넘어 여행을 시작하는 동기 이유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전문가들도 관광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공감했다.
김주희 동덕여대 문화예술경영전공 교수는 "경험을 소비하는 방식으로 관광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며 "케데헌에서 본 남산타워나 'K-세신'을 위해 사우나를 찾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윤화 서울관광재단 스마트관광팀장은 "서울의 일상, 드라마와 영화 속 일상을 실제 경험해보는 체험형 수요가 확 늘었다"고 생각한다"며 "할리우드 스타들도 홍보를 위해서가 아닌 '찐 한국' 체험을 위해 방문하는 등 단순한 관광이 아닌 일상 체험이 뜨고 있다"고 부연했다.
놀유니버스는 이날 K컬처 소비가 방한 관광과 체류형 여행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분석한 '2025 NOL 웨이브 리포트(K-컬처와 한국 관광'를 발간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놀 월드를 통해 외국인 166만명이 K콘텐츠를 소비했고, 거래액은 연평균 133% 성장했다.
올해 재구매 건수는 2021년의 8배로 늘었고, 이 중 5회 이상 구매한 고객은 27배 수준이 됐다.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이는 K-콘텐츠 소비가 일회성 방문이 아닌 반복 가능한 관광 수요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공연을 비롯한 K콘텐츠는 숙박과 교통, 지역 소비로 확장, 관광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견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놀유니버스는 최근 5년간 놀 월드를 통한 외국인 공연 구매매수 기준으로 경제적 파급 효과를 산출한 결과, 생산유발효과는 약 1조40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약 6000억원, 고용유발효과는 약 8200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