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 비리와 관련해 범죄수익 환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 추징보전액을 웃도는 대규모 가압류 인용 결정을 확보하며 민사 본안 소송과 시민 소송 지원까지 전면 대응에 나섰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23일 시청 모란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관이 결탁해 성남시민의 재산을 약탈한 대장동 비리의 책임을 끝까지 묻고, 범죄수익을 반드시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지난 1일 대장동 일당 4명을 상대로 총 5673억6500만원 규모의 가압류·가처분 14건을 법원에 신청했다. 이는 검찰이 신청한 추징보전액 4456억9000만원보다 1216억원 많은 금액이다.
성남시에 따르면 법원은 14건 가운데 12건을 인용했고, 1건은 기각, 1건은 미결정 했다. 인용 금액은 총 5173억원으로, 검찰 추징보전액보다 717억원 많다.
김만배 관련 신청 가운데 화천대유자산관리 3000억원, 더스프링 1000억원, 천화동인 2호 100억원 등 예금채권 3건이 인용됐다. 1건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영학과 관련된 성조씨앤디 300억원, 천화동인 5호 300억원, 부동산 47억원 등 3건은 모두 인용됐다.
남욱의 경우 청담동과 제주 소재 부동산에 대한 처분금지 가처분 2건과 엔에스제이홀딩스 명의 예금 300억원 등 총 420억원 규모의 가압류가 인용됐다. 다만 남욱의 차명 재산으로 판단된 역삼동 엔에스제이피엠 명의 부동산(약 400억원)에 대해서는 서울남부지방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검찰이 이미 추징보전을 진행 중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성남시는 이에 대해 지난 19일 즉시 항고했다.
신상진 시장은 "대다수 법원이 가압류의 긴급성과 필요성을 인정했는데, 유독 서울남부지법만 다른 판단을 내렸다"며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가압류는 재산을 묶어두는 단계"라며 "본안 소송에서 반드시 승소해 범죄수익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성남시는 가압류 이후 절차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우선 대장동 사건 1심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 과정에서 직권남용이나 외압이 있었는지 끝까지 추궁하겠다는 입장이다. 성남시는 지난달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이진수 차관 등 4명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 중이다.
성남시는 민사 본안 소송에서 실질적인 재산 환수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민들이 참여하는 '성남시민소송단'에 대해서도 법률 자료 제공과 행정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신 시장은 "공공과 결탁한 부패 범죄가 시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면 어떤 결과를 맞는지 분명한 선례를 남기겠다"고 말했다.
성남=정진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