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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자신감 [하영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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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자신감 [하영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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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방시혁 하이브 의장.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들이다. 당대에 창업해 부를 일궜다. 김병주 회장은 한국 부자 1위다(5월 포브스 집계 기준). 순자산 95억 달러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쳤다. 김범수 창업자는 7위(33억 달러), 방시혁 의장은 16위(19억 달러)였다.


    이들은 작년과 올해 고초를 겪었거나 겪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미국 국적의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법정관리 신청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범수 창업자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까지 됐다. 방시혁 의장은 하이브의 상장 과정에서 부당이득 취득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눈여겨볼 점은 이들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질 때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단순히 배가 아픈 심리가 작용해서가 아니었다. 젊었을 적부터 엄청난 부를 일궜지만 사회공헌엔 인색했다. 월급쟁이 대표를 세워놓고 자신들은 뒤로 쑥 빠져버렸다. 물량 공세로 시장을 장악한 뒤 자신들 마음대로 시장을 움직이려 했다. 책임은 지지 않고 돈만 챙기려 한다는 ‘스크루지 영감’ 이미지가 강했다.


    이들의 스캔들이 불거지자마자 국민정서법상 유죄가 되고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법적으로만 보면 다툼의 여지가 충분했다. 김범수 창업자는 1심서 무죄도 받아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와 고려아연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홈플러스를 무책임하게 버리려 했던 MBK파트너스와 문어발식 확장으로 골목상권까지 침범한 카카오, 아이돌을 앞세워 돈벌기에 혈안이 된 것으로 알려진 하이브의 이미지가 겹치면서 이들의 항변은 별무소득이었다. 평판관리 실패의 결과였다.

    이들과 비슷한 커리어를 가진 사람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다. 김병주 회장과 마찬가지로 어릴 때 이민 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2010년 쿠팡을 창업해 한국 6위 부자(34억 달러)에 올랐다. 최근 쿠팡의 3370만 명이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하지만 김 의장은 달랐다. 쿠팡을 미국 회사로 설립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매출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나오지만 한국 법인의 대주주는 미국의 쿠팡Inc.다. 김 의장은 이 회사 지분 8.8%를 갖고도 전체 의결권의 76.7%를 행사한다. 한국엔 없는 차등의결권 제도를 활용한 결과다. 한국법인이 외국인투자기업이라 비자 발급 등에서 외국인 채용이 쉽다는 점도 충분히 활용했다. 쿠팡 개발자의 30%가 외국인이고 개인정보를 빼돌린 사람이 중국인이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뿐만 아니다. 대응 방법도 남달랐다. 이천의 물류센터 화재 사건이 났던 2021년 김 의장은 한국법인에서 손을 뗐다. 그후 대관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최근 물러난 박대준 전 대표부터 대관 전문가였다. 최근 2년 동안에만 정부와 국회 보좌관, 공공기관 출신 25명이 쿠팡에 취업했다. 이번 정보유출 사건이 터지자 김 의장은 한국법인과 관련없다는 이유로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미국인 임시대표를 내세워 청문회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렸다.


    이와 비교하면 국회 국정감사에 나가 머리를 조아린 김병주 회장과 구속까지 됐던 김범수 창업자, 경찰 수사로 전전긍긍인 방시혁 의장은 상대적으로 순진해 보이기까지 한다. 김범석 의장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미국인이고 미국 기업이서일까, 아니면 한국 사람들이 죽어도 쿠팡을 버리지 못할 것이란 믿음 때문일까.

    하영춘 한경비즈니스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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