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광 패널은 중금속 덩어리다." "전자파나 빛 반사로 주변에 피해를 준다". 이런 내용을 접한 적이 있다면, 재생에너지 관련 허위 뉴스에 노출된 것이다. 국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42%가 이 같은 내용을 '들어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인식은 실제 재생에너지 정책 설계에도 영향을 준다. 재생에너지와 기후위기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팩트 체크가 필요한 시점이다.
재생에너지 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RE:FACT)'는 18일 서울 종로구 아미드호텔에서 출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분석을 발표했다. 리팩트는 재생에너지 관련 학계·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재생에너지 관련 근거가 부족하거나 편향된 허위정보를 검증하는 플랫폼이다. 리팩트의 리(RE)는 재생에너지를 일컫는 약자다.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서 기존 에너지 전환 및 재생에너지에 관련한 뉴스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며 리팩트가 태동한 배경을 설명했다. 홍 교수는 실제 사설이나 기사 제목을 들며 "중금속 범벅 태양광, 풍력발전 환경파괴 심각, 신재생 과잉과 같은 뉴스들은 사실 그대로의 현상을 짚는다기보다 다른 부분이 있다"라며 "사실에 기반한 논의와 그에 부합하는 실행을 위해 허위정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음으로 정희정 에너지전환포럼 이사가 리팩트 출범에 앞서 실시한 국민 1000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 이사는 "설문 결과 5명 중 3명(68.8%)이 "재생에너지에 대한 허위 정보가 매우 심각하다고 보았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뉴스를 접한 경우 인식체계에 미치는 영향은 컸다. 설문에서 '우리 나라는 지리나 기상조건상 재생에너지가 적합하지 않다'라는 주장을 접해봤다고 말한 응답자들은 이 주장이 자신의 생각이나 지식과 일치하는 정도를 평균 69.8점(1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반면 이 주장을 접해본 적 없다는 응답자들은 인식 일치 정도를 평균 37.6점으로 평가했다.

또한 조사 결과를 회귀분석한 결과, “태양광과 풍력으로 생산되는 전기는 원자력이나 가스·석탄 발전으로 생산되는 전기보다 비싸다”는 주장이 자신의 인식과 일치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정부의 RE100(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산업단지 조성 정책에 대한 찬성 정도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요금 인상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주장에도 덜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 발제자인 최창민 플랜1.5 변호사는 2035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대한 논의 중 "높은 NDC는 산업계에 부담이 된다"라는 주장을 파헤쳤다. 최 변호사는 "우리나라 NDC는 산업계가 제시한 온실가스 배출량 및 감축 잠재량 전망 근거(BAU)로 정해진다"라며 "산업계의 입장을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편향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변호사는 "산업계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일부 경제단체의 경우 배출권 가격과 전기요금의 상승치를 과다 전망하여 기업 전환 비용에 오인을 부르기도 한다"라고 짚었다. "또 기후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늘어나고 있는데 기후 전환 비용이 과다하다며 환경 탈레반과 같은 과격한 낙인을 찍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팩트 측은 "앞으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논의와 정책 결정이 사실에 기반해 이루어지도록 주요 요소를 검증하고 국내 외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공론장을 건강하게 이루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취재 지원과 함께 자문 등 역할을 수행하며 언론을 돕는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