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인텔의 ‘플랫폼 컨트롤러 허브’(PCH) 칩을 양산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본격적인 생산은 내년으로 예상된다. PCH는 PC·서버 등 컴퓨터에서 정보 입출력, 장치 제어 등의 역할을 하면서 중앙처리장치(CPU)를 보조하는 반도체다.인텔이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삼성전자 14㎚ 파운드리 라인에서 생산하던 PCH를 8㎚ 공정 기반으로 미세화했고, 삼성전자에 다시 맡기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8㎚ 라인은 경기 화성에 있어 향후 PCH는 한국에서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용 CPU 시장의 75% 이상을 점하고 있는 인텔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 칩 생산을 맡겼다는 점에서 삼성의 8㎚ 공정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숙도와 신뢰성을 인정받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인텔 칩 수주는 8㎚ 공정에서 대형 고객사를 연이어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일본 닌텐도의 최신 게임기 ‘스위치 2’에 들어가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을 수주해 8㎚ 공정으로 생산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삼성전자에 스위치2 GPU 외에도 더 많은 저가형 8㎚ GPU 생산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8㎚ 생산 능력은 300㎜(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3만~4만 장 수준으로, 전체 파운드리 생산 능력(월 약 35만 장)의 약 9%다. 공정 성숙도와 원가 절감 효과가 무르익은 8㎚ 공정에서 고객사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내면 삼성전자의 최첨단 공정 추가 수주도 탄력받을 가능성이 크다.
연이은 고객사 확보로 파운드리사업부 생산량이 증가하자 삼성전자가 주요 소재 업체에 발주한 포토마스크 규모도 지난해 2000억원에서 올해 3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토마스크는 반도체 회로를 빛으로 그리는 노광 공정을 할 때 빛이 회로 모양을 머금고 웨이퍼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필수 소재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8㎚ 파운드리 활황에 따라 국내 소재·부품·장비 생태계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