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S 주주들에게 2025년 만큼 애증의 해가 있었을까. 이 회사 주가는 2024년 초부터 1년 넘게 내리막을 탔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주력 사업이다 보니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투자 위축에 주가가 민감하게 작용했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확장보다 효율화에 집중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IT 투자가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삼성SDS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로 이어졌다. 주가 하락 폭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다. 지난 2025년 4월 초에는 주가가 역사상 최저점인 10만8000원 언저리까지 주저앉았다.
AI 인프라·오픈AI 협력이 핵심 동력
그러던 이 회사 주가는 2025년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극적으로 돌아섰다. 가파른 반등세를 타더니 6월 초엔 장중 20만3000원을 찍었다. 반도체와 2차전지 업황 회복으로 삼성그룹의 IT 서비스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삼성SDS주가가 20만 원을 돌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1월 이후 처음이었다. 지옥과 천당을 오간 주가는 이후 차익 실현 물량으로 조정받았지만 여전히 17만~18만 원 선을 지키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볼 수 없던 탄탄한 모습이다.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들이 많다.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21만~23만 원대다. 한화증권과 DS투자증권이 21만 원을, 삼성증권은 23만 원을 각각 제시했다. 현재 주가 대비 20~30%가량의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회사의 주가 상승을 이끌 원동력으로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를 꼽는다. 우선 오픈AI와의 협업이 이 회사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10월 오픈AI와 전략적 협력을 체결해 챗GPT 기업용 버전의 국내 최초 리셀러 자격을 확보했다.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AI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오픈AI가 진행하는 글로벌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역시 삼성SDS에 중장기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삼성SDS는 이 프로젝트에서 데이터센터의 설계, 구축, 운영 분야에서 협력한다. 다만 아직 협의 단계로 본격적인 매출 기여는 2~3년 뒤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 AI 컴퓨팅센터 사업도 삼성SDS에 호재다. 삼성SDS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지난 10월 국가 AI 컴퓨팅센터 사업에 단독 입찰해 12월 기술평가를 통과했다. 업계에서는 2026년 1월 최종 사업자 선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국가 AI 컴퓨팅센터의 총사업비는 2조5000억원 규모다. 2028년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000개, 2030년까지 5만 개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산업계와 스타트업, 학계와 연구소 등에 AI 학습 및 추론 자원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GPU 1만5000장 기준 연매출은 1조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컨소시엄 내 삼성SDS 지분율은 30%로, 2028년부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클라우드 매출 비중 40% 돌파
삼성SDS의 핵심 성장축인 클라우드 사업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3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67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특히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SCP)을 포함한 SCP 부문 매출은 18% 늘어난 2800억 원을 기록했다. 2025년 연간 클라우드 매출은 2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매출 비중은 2022년 6%대에서 2025년 상반기 40%까지 확대되며 사업 포트폴리오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증권은 "삼성그룹의 반도체·2차전지 업황 회복에 따른 IT 수요 증가, 공공 부문의 AI 클라우드 도입 확대로 삼성SDS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증권은 "여전히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서버 수요는 탄탄하다"며 "3분기에는 삼성SDS의 클라우드 매출 성장세가 기저효과 때문에 주춤했지만 4분기에는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공공기관 시스템의 70%를 2026년까지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후속 공공 클라우드 사업에도 삼성SDS의 수주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그룹의 IT 인프라 투자 확대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그룹사 전반에서 GPU 서버 등 AI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GPT 기업용 버전이 삼성그룹 사무직 전체에 적용될 경우 연간반복매출(ARR)이 400억~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S는 삼성그룹의 ‘AI전환(AX·AI Transformation)’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AI팩토리를 구축하기로 한 점도 삼성SDS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AI팩토리의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삼성SDS의 참여가 필수다. 삼성SDS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네트워크, 스토리지, 전력·냉각 시스템 설계 및 구축 등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높은 내부 거래 비중은 여전히 부담
삼성증권은 삼성SDS의 목표주가를 23만 원으로 제시하며 ‘매수’를 유지했다.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5.5배로, 글로벌 IT 서비스 기업 평균 대비 약 25% 낮은 수준이다. 신영증권 역시 “클라우드와 AI 중심의 대외 사업 확장 기회가 열렸다”며 목표주가 21만 원을 제시했다.
다만 높은 내부거래 비중(70% 수준)은 여전히 부담 요소로 지적된다. LG CNS(53%), 롯데이노베이트(64%), SK AX(60%대) 등 경쟁사 대비 그룹사 의존도가 높은 만큼 대외 매출 확대가 지연될 경우 성장성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 데이터센터의 본격적 매출 반영 시점이 2028~2029년으로 예상되다 보니 주가의 단기 모멘텀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장기 성장성은 유효하지만, 장기 호흡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오픈AI 협력, 국가 AI 인프라 구축, 클라우드 고성장이라는 세 축을 기반으로 중장기적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대외 매출 확대가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 다른 증권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와 클라우드 중심으로 성장 동력이 분명하지만, 본격적인 매출 반영까지는 2~3년의 시차가 존재한다”며 “2026년 그룹사 수주 확대, 국가 AI 컴퓨팅센터 최종 선정 여부, 대외 고객 기반 확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