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종잣돈을 마련하는 것이다. 코인, 주식, 펀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종잣돈을 불릴 수 있지만, 그 출발점은 언제나 예금과 적금 같은 기본 금융 상품이다. 예·적금이 기본이 되는 이유는 만기까지 정해진 이자율에 따라 수령 금액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변동성이 큰 시대일수록, 예상 가능한 수익을 제공하는 금융 상품은 자산 형성의 든든한 안전망이 된다.최근 예금 금리는 과거에 비해 낮아졌지만, 청년층과 장병을 위한 고금리 상품 및 정부 지원 혜택이 확대되고 있다. 자산을 처음 형성하려는 사회초년생과 청년에게 예·적금은 여전히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첫걸음이다.
예금과 적금, 무엇이 다를까
예금과 적금은 일정 기간 동안 은행에 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다는 점은 같지만, 목적과 저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되는 상황도 다르다.
단어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예금(預金)의 ‘預’는 ‘맡긴다’는 뜻이고, 적금(積金)의 ‘積’은 ‘쌓는다’는 의미다. 즉, 예금은 완성된 돈을 맡기는 과정, 적금은 완성되지 않은 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입출금 통장이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같은 파킹 통장은 돈을 넣어 두면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고, 요즘에는 금리도 높아 보여 편하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파킹 통장의 금리는 언제든 내려갈 수 있는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면 받는 이자도 함께 줄어든다.
반면 예금과 적금은 가입 순간의 금리를 만기까지 그대로 보장해주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갈 것 같은 때일수록 더 유리한 선택이 된다. 또 파킹 통장은 마음만 먹으면 바로 써 버릴 수 있지만, 예·적금은 깨면 이자를 손해보기 때문에 계획한 만기일까지 돈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군인처럼 목돈을 목표로 저축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든 꺼낼 수 있는 통장보다 끝까지 지켜주는 예·적금이 훨씬 더 유리하다.
또한 저축을 잘하는 사람들은 통장에 자기만의 라벨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 준비’, ‘전역 후 학자금’, ‘1억 만들기’처럼 목적을 정해 두면, 그냥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향해 저축하는 느낌이 들어 동기부여 효과가 커진다.
금리는 같은데 왜 이자가 다를까
같은 이자율이더라도 적금의 이자는 예금보다 적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이자가 붙는 기간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 5%의 금리를 가정해보자. 예금에 1200만 원을 한번에 맡기면, 이 전체 금액이 처음부터 12개월 동안 이자를 받는다. 이 경우 세전 약 60만 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적금에 매달 100만 원씩 12개월 납입하면, 첫 달에 넣은 100만 원은 12개월 동안 이자를 받지만, 마지막 달에 넣은 100만 원을 단 1개월만 이자를 받는다. 따라서 세전 이자는 약 32만5000원 수준이다. 즉, 같은 금리라도 예금이 적금보다 이자를 많이 받는 이유는 ‘전체 돈이 얼마나 오래 이자를 받는지’의 차이 때문이다. 적금은 돈을 한번에 넣는 것이 아니라 ‘매달 나누어서’ 넣기 때문에 납입 회차에 따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든다.
왜 ‘단리’보다 ‘복리’가 유리할까
이자를 이해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개념이 있다. 바로 단리와 복리다.
단리: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방식
복리: 원금은 물론, 이전에 쌓은 이자에도 다시 이자가 붙는 방식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5% 금리로 맡겼을 때, 단리는 매년 50만 원의 이자를 받지만, 복리는 첫해 받은 50만 원이 원금에 합쳐져 다음 해부터는 1050만 원에 이자가 붙는다. 따라서 시간이 길어질수록 복리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요즘 금융 상품 중에서 복리 상품은 많지 않다. 하지만 만기 때 받는 이자를 다시 예·적금에 더해 넣는 습관만으로도 우리는 직접 복리효과를 만들 수 있다. 실제로 만기예금을 찾으러 은행에 방문하는 고객들 중, 돈을 잘 모으는 사람들은 원금만 재예치하지 않는다. 원금+이자+자투리 금액까지 합쳐 다시 예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하면 이자가 다시 이자를 낳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복리를 이용한 돈 모으기란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작은 습관 하나가 미래의 큰 차이를 만들어준다.
정기적금·자유적금, 어떤 걸 선택할까
정기적금은 매달 일정 금액을 정해 놓고 꾸준히 납입한다. 정기적금이 자유적금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고, 규칙적으로 돈을 모으는 습관을 만들기에 좋다. 자유적금은 말 그대로 자유롭게 매달 저축하는 것으로 입대 초기처럼 지출이 많거나 매월 저축액을 정하기 어려울 때 활용한다. 자유적금이라도 자동이체를 설정하고, 여유자금이 생길 때 추가 납입하면 정기적금 못지않게 큰 금액을 모을 수 있다.
예·적금 ‘풍차 돌리기’, 언제 유리할까

풍차 돌리기는 여러 개의 예·적금을 매달 나누어 가입하고,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마다 다시 적립해 재예치 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월 1개씩 적금을 만들고, 1년이 지나면 매달 만기가 돌아오며 돈이 ‘풍차처럼’ 계속 굴러가는 구조다. 이 방식은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을 때 특히 유리하다. 매달 새로 가입하는 적금이 이전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금리 상승의 혜택을 단계적으로 누릴 수 있다.
또한 여러 개의 적금에 자금이 분산돼 있기 때문에,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한꺼번에 중도해지 할 가능성이 낮고, 매달 만기라는 작은 보상을 경험하면서 저축의 재미를 느끼고 습관을 붙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는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 기존의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고, 매달 새로 가입하는 상품이 점점 낮은 금리로 바뀌기 때문이다.
따라서 풍차 돌리기는 언제나 좋은 재테크 방법이 아니라 금리 방향에 따라 활용 여부가 달라져야 하는 방식이다. 금리가 오르고 있다면 다양한 적금을 나누어 가입하는 풍차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금리가 내려가는 분위기라면 가능한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장기 적금 한 개에 집중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왜 비과세 상품은 무조건 들어야 할까
만기일에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이 예상과 달라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적금 이자에는 세금 15.4%가 부과되는데 은행에서 이 세금을 제외하고 남은 세후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입 상품을 선정할 때 금리뿐만 아니라 세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세금이 면제되는 비과세 상품을 활용할 경우, 금리가 동일하더라도 실질 수익이 더 높아질 수 있다.
군인이라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상품이 바로 ‘장병내일준비적금’이다. 이 상품은 군 장병만 가입할 수 있는 정책 상품으로 5% 수준의 높은 이자율과 비과세라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납입금액의 100%를 정부에서 매칭해서 추가 적립해주기 때문에 목돈 마련 형성에 유용하다. 단, 중도해지 시 정부지원자금을 받을 수 없어서 만기까지 적금을 유지하게 되는 강제성도 갖게 된다.
그렇다면 이 제도를 통해 군 복무 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을까. 본인 납입금은 월 최대 55만 원까지 가능하며, 한 금융기관당 월 3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2개 금융기관을 함께 이용한다. 은행별 금리 우대 조건에 따라 약 5~8% 수준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개인차를 반영해 최소 5% 금리를 적용해 계산해보자.
18개월 동안 매달 55만 원을 납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본인 납입원금 990만 원과 본인 납입분에 대한 연 5%의 비과세 이자 약 39만 원, 그리고 정부 매칭지원금 990만 원을 합치면 총 적립금 약 2019만 원을 모을 수 있다.
20~30대 사회초년생의 경우 월세, 식비, 교통비 등 생활비 부담이 커서 매달 꾸준히 저축하기가 쉽지 않지만, 일반 직장인이 세금과 생활비를 모두 제외하고 매달 55만원씩 위와 동일하게 저축한다고 가정해보자. 보통 적금 금리는 연 3%이며 이자소득세(15.4%)까지 고려하면 실제 적용 금리는 더 낮아진다. 이 조건으로 약 2000만 원을 모으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4개월. 거의 3년이 필요한 셈이다.
결론적으로, 장병내일준비적금은 일반 직장인이 같은 금액을 모으는 데 필요한 시간을 1년 이상 단축시켜주는 강력한 금융 상품이 될 수 있다.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청년도약계좌’도 고려해볼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의 청년 중 일정 소득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가입할 수 있는 정부지원 장기 저축 상품이다. 누구나 자동으로 가입되는 상품이 아니라, 자격 확인 절차를 거쳐야만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병내일준비적금’과는 차이가 있다.
가입 절차는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청년도약계좌 가입을 신청하고 동의서를 제출하면, 해당 정보가 서민금융진흥원으로 전달된다. 이후 약 2~3주간 소득 및 가구 요건 심사가 진행되며, 이 심사를 통과한 경우에만 실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가입 요건을 보면 개인 소득은 직전년도 총급여 7500만 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금액 6300만 원 이 하여야 하며 가구 기준으로는 중위소득 250% 이하를 충족해야 한다. 이처럼 조건은 다소 까다롭지만 그만큼 정부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이라는 장점이 있다. 본인이 매달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소득 구간에 따라 정부가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며 만기까지 유지할 경우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특히 군 복부 중 ‘장병내일준비적금’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한 청년이라면, 전역 이후 소득이 발생하는 시점에 가능하다면 청년도약계좌로 자연스럽게 저축 습관을 이어가는 것이 효과적인 자산관리 방법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예·적금은 은행이 경영 악화나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예금자보호법이란 은행, 저축은행, 보험 회사 등 예금보험공사에 가입된 금융기관에 예치한 자금에 대해 1인당 금융기관별로 원금과 이자를 합쳐 최대 1억 원까지 지급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2025년 9월 1일부터 기존 5000만 원이었던 보호한도가 1억으로 상향됐으며, 보호 대상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자유적금, 보통예금(입출금 통장) 등이 포함된다. 반면 같은 금융기관에서 가입한 상품이라도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 상품은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금융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고미정 신한은행PWM 잠실센터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