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어온 인공지능(AI) 기술 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수익성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가 공격적으로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섰고, 내년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시장에선 이들 기업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메타는 올 3분기 설비투자(CAPEX)가 늘어나고 영업이익률은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AI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줬지만,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AI 기업들의 수익성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설비투자가 각 기업의 영업 현금흐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 압박이 계속된다는 뜻이다.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부채를 통해 투자 자금을 조달하면서 이에 따른 이자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AI 기업들은 투자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향후 실적 발표에서 기업들의 마진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AI 개발 수요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클라우드 기업의 매출 증가분 중 AI 개발 서비스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다른 기술 기업에 비해 자금 조달 비용이 낮다는 것이 강점이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회사채 스프레드는 기술 업종 전반의 투자 등급 스프레드보다 낮은 수준이다.
유동성도 중요한 변수다. 유동성이 풍부하면 수익성이 낮아도 주가는 지지받을 수 있다. 경계해야 할 부분은 인플레이션율 상승이다. 유동성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지 않는 한 기술 기업 투자를 회피하기보다 수익성이 높은 클라우드 기업을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에 나서야 한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