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의 김덕호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실시간 3차원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심장 오가노이드(조직·장기 유사체)를 개발했다.
8일 학계에 따르면 김 교수팀은 심장 오가노이드용 3차원 센서 플랫폼을 개발한 연구 성과를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트머티리얼스에 게재했다. 그동안 심장 오가노이드는 심전도를 실시간으로 3차원 측정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신약 개발 과정에서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등 부작용 발생 여부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를 받고도 나중에 심장 부작용이 발견돼 시장에서 퇴출된 약물이 수십 종에 달한다”며 “심전도는 약물의 심장 독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라고 말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심장 오가노이드를 감싸는 원구(球) 형태의 3차원 전극 구조로, 오가노이드 내부를 흐르는 전기 신호를 기존 2차원 방식이 아닌 3차원 공간에서 더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 교수는 “개발한 센서를 적용해 심장 오가노이드의 심전도를 측정한 결과 실제 인체 심장 검사와 매우 유사한 신호를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심장 오가노이드가 신약 평가에 활용되는 데 손색이 없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인체 뇌혈관장벽(BBB)과 비슷한 바이오칩(미세생체조직) 기술도 개발해 신약 후보물질 평가에 활용 중이다. 김 교수는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 약물 구조를 설계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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