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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연봉 200억'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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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연봉 200억'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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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메타는 애플에서 인공지능(AI) 엔지니어 뤄밍팡을 영입했다. 당시 외신들은 메타가 약속한 보수 패키지가 2억달러(약 2946억원)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보수 패키지는 연봉과 계약금, 주식 등을 합한 개념이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지난해 받은 보수는 7469만달러(약 1100억원)였다. 엔지니어가 CEO보다 세 배가량 많은 보상을 받는다는 얘기다.

    미국엔 한 해 수입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고연봉 엔지니어가 적잖다. AI 열풍 등의 영향으로 인재 쟁탈전이 치열한 영향이다. 스타트업 몸값도 보유한 엔지니어의 질과 양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오픈AI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일리야 수츠케베르가 지난해 창업한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의 엔지니어는 50명 안팎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 회사의 시장 가치는 320억달러(약 47조원)에 이른다. 투자자들이 엔지니어의 잠재력을 기업의 자산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 회사처럼 엔지니어 경쟁력이 높은 스타트업을 지칭하는 ‘네오랩스’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한국 대기업 젊은 엔지니어의 연봉은 도토리 키재기다. 개인과 팀이 모두 최고 고과를 받는다고 해도 1년에 1억~2억원을 더 받는 정도다. 호봉제를 근간으로 기본급이 정해지는 구조가 ‘연봉 천장’을 낮춘 것이다. 형평성을 중시하는 문화에서 특정 엔지니어 몇 명에게 보상을 집중하면 조직 내 반발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기업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승진해 임원이 되면 연봉 천장도 올라간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버티는 게 만만찮다. 4대 그룹 엔지니어 출신 임원 중 절반 정도가 3~4년 이내에 교체되는 게 현실이다. 60세, 70세에도 일할 수 있는 의사와 비교하면 기대 생애 소득이 상대가 안 된다.

    이석희 SK온 사장이 한경 인터뷰에서 “30~40대에 연봉 200억원을 받는 엔지니어 1000명을 키우자”는 주장을 내놓았다.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는 풍토가 마련돼야 능력 있는 인재들이 의대가 아니라 공대를 선택한다는 설명이다. 혁신을 원한다면 먼저 ‘형평성의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송형석 논설위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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