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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담긴 예술품…마리 앙투아네트의 주얼리 착용해볼까 [최지웅의 컬렉터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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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담긴 예술품…마리 앙투아네트의 주얼리 착용해볼까 [최지웅의 컬렉터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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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용할 수 있는 예술품'. 바로 앤티크 주얼리 얘기다.

    보통 소더비나 크리스티 등에서 거래되는 예술품 경매 시장은 회화, 조각 같은 전통적 예술품이 주요 대상이 된다. 예술품 경매는 현대 미술과 고전 명작, 아시아 아트, 디자인, 컨템포러리 아트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성된다.


    그러나 최근 해외 경매 시장에서는 와인, 핸드백, 워치, 주얼리 등이 포진한 ‘럭셔리’ 카테고리가 점점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럭셔리 아이템은 단순한 사치품을 넘어 예술성과 희소성이 응축된 투자 대상이다. 또 세월이 깎아내도 빛바래지 않는 가치와 독창적인 서사를 지닌 작품들은 예술과 역사의 경계에 위치한 문화적 유산이기도 하다. 국내 컬렉터들에게는 ‘아트’나 ‘그림’ 외의 럭셔리 경매가 아직 낯설 수 있지만, 이 작은 예술품들이 뿜어내는 빛은 절대 약하지 않다.
    시간을 품은 예술품
    예술품 경매 시장은 럭셔리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명품 핸드백, 정교한 워치, 그리고 찬란한 주얼리로 대표되는 럭셔리 카테고리는 전 세계 컬렉터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중에서도 100년의 세월을 온전히 품고 현대에 이른 앤티크 주얼리는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살아있는 예술품으로 주목받는다.


    앤티크 주얼리의 진정한 매력은 외형적 아름다움 이면에 담긴 이야기와 역사에 있다. 보석 선정, 세공 기법의 정교함, 당대의 문화적 배경, 그리고 과거 소유주들의 흔적까지,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한 시대를 풍미한 극히 드문 작품이나 역사의 격변 속에서도 살아남은 희귀한 보석들은 그 희소성만으로도 높은 프리미엄 가치를 지닌다.
    시간이 만든 경계 '앤티크와 빈티지'
    흔히 앤티크 주얼리와 빈티지 주얼리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두 가지는 시간적 기준과 예술적 가치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앤티크 주얼리는 최소 100년 이상 된 작품을 의미하는데, 이 기준은 1930년대 미국 세관 정책에서 비롯됐다. 당시 대량 생산 이전의 수공예 작품들에 면세 혜택을 부여하며 예술적 가치를 공식화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 반면 빈티지 주얼리는 대체로 20년에서 100년 미만의 작품으로, 특정 시대의 유행과 스타일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1920년대 아르데코 스타일 주얼리는 현재 앤티크의 반열에 올랐으며, 1930년부터 1965년 사이에 제작된 작품들은 빈티지 주얼리로 분류된다.


    즉, 앤티크 주얼리는 빈티지보다 더 깊은 예술사적 가치와 무게감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시간 차이를 넘어 컬렉터들이 작품의 희소성과 가치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벼락부자의 집에는 앤티크가 없다’는 말처럼, 앤티크를 소유한다는 것은 세월이 빚어낸 이야기와 가치를 꿰뚫는 문화적 안목을 의미한다.


    일반 주얼리 구매가 주로 디자인이나 브랜드에 좌우된다면, 앤티크 주얼리는 문화적 자본과 예술적 감각이 요구되는 컬렉션이다.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담은 유일무이한 보석으로서, 앤티크 주얼리는 경매라는 무대 위에서 높은 프리미엄을 누리며 그 가치를 아는 이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감동을 선사한다.
    내 몸에 착용하는 예술품의 가치
    여러 앤티크 예술품 중에서도 주얼리는 착용을 통해 아름다움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가치가 있다. 특히 20세기 초를 장식한 두 양식, 자연을 모티프로 한 유려한 곡선미의 아르누보(1895~1915)와 대담하고 정교한 기하학적 패턴이 특징인 아르데코(1920~1939) 스타일은 그 시대의 미적 감각을 생생히 담아내며 오늘날의 현대 패션과도 완벽히 조화를 이룬다. 이 시기의 디자인은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불가리 같은 럭셔리 브랜드에 지속적인 영감을 주며 현대적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까르띠에는 아르데코 시대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1920년대 ‘투티 프루티’ 컬렉션 등을 선보였다. 2024년 ‘르 보야주 레코망쎄’ 컬렉션에는 아르데코풍의 블랙 오닉스와 다이아몬드 브레이슬릿을 등장시켰다. 반클리프 아펠 또한 과거의 헤리티지 주얼리부터 ‘포에트리 오브 타임’ 컬렉션에 이르기까지 아르데코의 기하학적 요소와 아르누보의 자연주의적 요소를 결합한 작품들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앤티크 주얼리를 착용한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의 미학을 동시에 경험하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앤티크 주얼리는 국내외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접근 방식에 따라 선택의 폭과 경험의 깊이가 달라진다. 국내에서는 서울의 일부 갤러리와 빈티지 전문 숍,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희귀한 작품을 만날 수 있지만, 선택의 폭은 제한적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경매사인 K옥션과 서울옥션이 정기적인 경매를 통해 앤티크와 빈티지 주얼리를 일부 선보이고 있고, 카탈로그와 프리뷰 전시를 통해 작품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전문 경매사는 큐레이팅 된 고품질 작품과 전문가의 조언을 제공하여 초보 컬렉터들에게 비교적 안전한 시작점을 마련해준다.

    해외 시장에는 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특히 크리스티, 소더비, 본햄스와 같은 대형 경매사들은 규모와 주목도 면에서 훨씬 다양한 종류와 가격대, 시대별 작품이 출품돼 글로벌 컬렉터들의 뜨거운 경쟁이 벌어진다. 이들의 서울 오피스에서는 프리뷰 전시를 통해 주요 작품을 미리 살펴보고 응찰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해외 경매는 보다 다양하고 진위가 검증된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관세, 배송, 응찰 절차 등 진입 장벽이 있다. ‘오럭스볼트’ 같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활용하면 접근이 수월해진다.


    어디서 시작하든 작품의 출처와 진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반드시 경매사의 컨디션 리포트를 꼼꼼히 검토하고, 홀마크(진품 증명)와 프로비넌스(출처)를 증명하는 관련 문서도 요청해야 한다. 입문자는 작은 작품부터 시작해 점차 컬렉션을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자 가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작품을 선택하는 안목을 키우고, 학습과 감상의 과정을 즐기며 컬렉팅 여정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18세기 파리에서 21세기 서울까지, 앤티크 주얼리는 인류 미학의 유산을 이어가는 매개체다. 한때 마리 앙투아네트의 목을 장식했던 펜던트가 오늘날 한 여성의 데콜테를 빛낼 때, 우리는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의 연대기에 동참하게 된다.


    최지웅 오럭스볼트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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