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유통기업들이 급격히 커지는 K뷰티 인기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한국의 올리브영과 유사한 화장품 매장인 울타(ULTA)는 올해 1분기 한국산 화장품 매출이 38% 늘었다고 밝힌 데 이어, 2분기에도 월가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회사 측은 이 같은 호실적에 대해 "K뷰티 관련 파트너십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울타는 지난 7월 K뷰티 전문 편집 플랫폼 'K뷰티 월드'와 손잡고 한국산 화장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화장품 유통업체 세포라도 뉴욕 타임스스퀘어 플래그십 매장 한쪽 벽면을 K뷰티 제품으로 꾸미며, 여러 한국 브랜드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다.
월마트, 코스트코 등 미국 대형마트 역시 에센스·세럼·마스크팩 등 한국 화장품 제품군을 대폭 늘리며 소비자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델핀 호바스 뉴욕 패션기술대(FIT)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한국산 화장품 시장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두고 (유통업체 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국산 화장품은 현재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에서 K뷰티가 급성장하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틱톡 등 SNS에서의 바이럴 마케팅 성공이 꼽힌다. CNBC가 인용한 퍼스널케어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K뷰티 소비자의 약 4분의 3이 MZ세대이며, 이들은 주로 틱톡을 통해 제품 정보를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바스 교수는 "틱톡이 판도를 바꿨다"며 "제품 혁신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입소문을 내기가 더욱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2010년대에도 K뷰티가 미국 시장에 소개되는 '1차 물결'이 있었지만, 당시 판매 채널은 소규모 유통매장이나 아마존 판매자 등 틈새 시장에 머물렀고, 마케팅도 피부톤을 밝게 하는 제품군에 집중돼 있었다.
반면, 최근의 '2차 물결'은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를 뿐 아니라 색조, 헤어·두피케어, 바디케어, 피부관리기기 등 제품군이 폭넓게 확장됐고, 소비자층도 크게 넓어진 것이 특징이라고 CNBC는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K뷰티 열풍이 틱톡 입소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닐슨IQ의 드 암브로시아 부사장은 "단일 플랫폼에 성장이 집중돼 있을 때 알고리즘 변경이 하룻밤 사이 제품 노출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리는 플랫폼들이 추천 알고리즘을 수정할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이미 여러 차례 목격해왔다"고 지적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