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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트럼프의 '제네시스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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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트럼프의 '제네시스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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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핵무기 개발은 잘 알려진 대로 편지 한 장으로 시작됐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1939년 10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게서 “독일보다 늦지 않도록 서둘러 핵무기 개발에 착수해야 한다”는 간절한 호소의 편지를 받았다. 실제로 편지를 쓴 사람은 아인슈타인의 절친인 헝가리 출신 물리학자 레오 실라르드로, 아인슈타인은 발신인으로 서명만 했다. 당시 독일은 우라늄 핵분열 실험에 성공한 뒤 벨기에에서 우라늄을, 노르웨이에서는 감속재로 쓰일 중수를 다량 확보한 상태였다.

    루스벨트가 핵 개발을 승인한 것은 2년 뒤인 1941년 10월이었다. 유명한 맨해튼 프로젝트다. ‘맨해튼’이란 이름은 뉴욕 맨해튼의 컬럼비아대에서 초기 연구가 이뤄진 데서 유래했으며, 핵심 과정은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 등에서 진행됐다. 로스앨러모스란 지명이 대통령 명령에 따라 지도에서 사라졌을 정도로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루스벨트는 부통령 해리 트루먼에게도 핵 개발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공지능(AI)판 맨해튼 프로젝트라고 할 ‘제네시스 미션’ 출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제네시스’는 성경의 ‘창세기’로, AI로 새 세상을 열겠다는 취지에서 붙인 이름이 아닐까 싶다. 경제를 넘어 국가 안보의 핵심 영역이 된 AI 패권 장악을 위해 미국의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는 ‘AI 총동원령’ 격이다. 미국이 지금까지 구축한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 풀을 활용해 초지능·거대 AI 모델을 만들고 이를 통해 신소재 개발, 생명공학, 대체 광물, 핵융합 발전, 양자 컴퓨팅, 차세대 칩 등 전략 분야에서 초격차를 내겠다는 목표다.

    맨해튼 프로젝트가 독일과의 핵무기 개발 경쟁에서 태동했듯, 제네시스 미션은 중국과의 AI 주도권 싸움을 겨냥한 것이다. 과거 두 자릿수 격차였던 미·중 간 AI 성능 차이는 이제 1%대로 좁혀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이 “나노초 차이로 쫓아왔다”며 중국의 승리 가능성까지 경고한 상황이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2차대전의 종결자 역할을 했다. 제네시스 미션이 그 정도 성과를 낼지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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