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인공지능(AI), 로봇, 차세대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성장을 주도할 기술 인재를 중용해 전진 배치했다.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주력 사업과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한 인재를 대거 승진시켰고, 차세대 경영진 후보군을 강화하기 위해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을 과감히 발탁했다. ‘인재 제일’ 철학에 기반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기술 경영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련인사 A32면
삼성전자는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펠로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을 승진 발령하는 내용의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지난해(137명)와 비교하면 승진 규모가 24명 늘었다. 2020년 214명(해당연도 발표 인사 기준), 2021년 198명, 2022년 187명, 2023년 143명 등 매년 감소하던 승진 임원이 5년 만에 증가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성과주의 원칙을 유지하면서 생성형 AI, 로봇 등 미래 핵심 사업과 폴더블폰, 최첨단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력 제품에서 성과를 낸 인재를 승진시켰다는 점이다.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개발에 기여한 공으로 부사장으로 승진한 메모리사업부의 이병헌 DRAM PA2그룹장과 홍희일 DRAM PE팀장, 데이터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갤럭시 AI폰에 적용한 이윤수 삼성리서치 데이터인텔리전스팀장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산업 패러다임의 급속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미래 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젊은 인재도 발탁했다. 30대 상무는 2명, 40대 부사장은 11명이 배출됐다. 지난해(부사장 승진 1명, 상무 8명)보다 늘었다. 30대 상무 두 명은 AI폰 사업을 이끄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김철민 시스템 퍼포먼스그룹장(39)과 삼성리서치에서 생성형 AI 언어·코드 모델 개발을 주도하는 이강욱 상무(39)다. 부사장 가운데서는 로봇용 AI 인식·조작 기술을 개발한 권정현 삼성리서치 로봇인텔리전스팀장이 가장 어린 나이인 45세에 ‘부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국적과 성별을 뛰어넘는 다양성 인사 기조도 이어졌다. 정인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ESG전략그룹장은 지속가능 경영 전략을 제시하고 이해관계자와 협력을 주도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여성 최초로 생활가전 생산법인 구매를 총괄했던 이인실 생활가전(DA)사업부 전략구매그룹장도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 주요 계열사도 이날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부사장 8명, 상무 13명, 마스터 2명 등 총 23명, 삼성전기는 부사장 2명, 상무 6명 등 총 8명을 승진시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임원이 대거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부사장 2명, 상무 4명을 승진시켰다. 40대 김희정 부사장과 30대 안소연 상무는 2011년 창사 이후 각각 최연소 여성 부사장과 상무가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부사장 2명, 상무 4명 등 총 6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박의명/안대규 기자 uimyu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