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중국 주요 도시에는 팹리스 3626개가 있다. 200개 남짓으로 추산되는 한국 팹리스산업과 비교하면 15배 이상 큰 규모다.
중국 AI 반도체 팹리스의 대표 주자는 화웨이다. 화웨이 계열사인 하이실리콘은 지난 9월 상하이에서 열린 기술 전시회 ‘화웨이 커넥트’에서 올 1분기 공개한 AI 가속기 ‘어센드 910C’ 후속 제품인 950PR과 950DT를 선보였다. 어센드 950PR과 950DT의 초당 데이터 통신 속도는 2테라바이트(TB)로 전작인 910C의 784기가바이트(GB) 대비 두 배 이상 빨라졌다. ‘중국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캠브리콘 역시 주목할 만한 팹리스다. 이 회사는 딥시크,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AI 서비스 업체에 AI 가속기를 공급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로봇 등 ‘피지컬 AI’용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도 중국 팹리스들이 부상하고 있다. 호라이즌로보틱스는 비야디(BYD)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자율주행 AI 칩 중국 1위에 올라섰고, 저가 태블릿용 통합칩셋(SoC)을 개발하던 중국의 록칩은 로봇용 AI 칩 팹리스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팹리스·메모리·파운드리를 완성한 중국 AI 반도체 생태계는 전자설계자동화(EDA)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팹리스에 설계 툴을 제공하는 중국의 프리마리우스, 엠피리언 등은 소프트웨어에 자체 AI 모델을 적용하면서 케이던스, 시높시스 등 절대 강자인 미국의 EDA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런 반도체 회사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최근 자국 AI 칩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기업에 전기요금을 약 50% 할인해주는 제도를 확대 적용하기로 한 게 본보기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