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패키지는 친환경 종이를 활용해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패키지 시스템, VerraPack을 개발한 기업이다. 정서희 대표(39)가 2022년 6월에 설립했다.
“최근 기상이변이나 해수면 상승 같은 지구 환경 변화를 보면서, 지속 가능한 패키징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느꼈습니다. 그래서 친환경 종이를 활용해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패키지 시스템, VerraPack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대표 아이템은 ‘종이팩 기반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이다. 기존 플라스틱 식품·음료 포장재를 대체하기 위해, 종이 사각기둥 형태 용기와 이를 포장할 수 있는 컴팩트한 장비를 함께 개발했다.
특히 하부를 좁게 설계한 테이퍼드(Tapered) 구조로 적재성과 유통 편의성을 높였고, 상부는 위생적이면서 안전하게 밀봉되도록 초음파 실링 기술을 적용했다. 브랜드명 VerraPack은 Verde(초록), Terra(지구), Pack(포장)에서 가져왔고, 친환경 지구 포장이라는 이도패키지의 비전을 담고 있다.
“기존 종이팩 패키징은 대기업 중심의 소품종 대량생산 위주였습니다. 저희는 제품을 pre-packaged 형태로 제공하여, 소규모 사업자도 부담 없이 친환경 종이팩을 활용할 수 있는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배달·포장 시장에서는 기존 캔 실링 포장을 대신해 적용할 수 있으며, 캔 보관 시 필요한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 훨씬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소규모 영농법인, 소상공인도 설비 부담을 크게 줄이고 손쉽게 친환경 종이 패키지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 VerraPack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이도패키지는 우선 B2B 중심으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중소 식품기업이나 음료·유제품 제조사, 친환경 브랜드를 직접 찾아가 제안하고 있고, 국내외 박람회에도 적극 참가하고 있다. 올해 두 번의 박람회에서 약 100개 업체와 상담했고, 몇몇 업체와는 실제 진행 논의를 시작했다.
정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와 포장재 쓰레기 증가를 보면서, 지속 가능한 패키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종이 기반 포장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솔루션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초기 자금은 개인 자본금과 정부 지원사업(창업 패키지, 연구개발 지원)을 활용하여 마련했다. 현재는 자체 자금과 일부 정책자금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양산 확대와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향후 투자 유치를 고려하고 있다. 또, 해성그룹 계열사인 한국팩키지와 MOU를 체결해 지속적인 협력과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창업 후 정 대표는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저희가 만든 친환경 패키징이 실제로 고객사 생산 라인에서 돌아가는 걸 볼 때”라며 “현장에서 ‘이런 솔루션을 기다렸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정말 큰 힘이 된다. 특히 최근에 박람회에 참가했을 때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많은 기업이 제품을 직접 보고 ‘실제로 바로 적용해 보고 싶다’고 관심을 보여줘서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팀에서 마케팅과 디자인을 맡고 있습니다. 브랜드 브랜딩, 홍보, 판로 개척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술 개발은 종이 패키징 분야에 오랜 기간 몸담아온 기술고문을 중심으로 부설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초음파 실링과 기계 제어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도 함께하고 있어서 제품 완성도를 계속 높이고 있습니다. 현재는 VerraPack 생산 라인을 구축 중이라 양산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작은 팀이지만 각자 역할이 명확해서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정 대표는 “가장 가까운 목표는 VerraPack 생산라인 구축을 마무리하고 안정적인 양산 체계를 갖추는 것”이라며 “그다음으로는 현재 논의 중인 고객사들과 파일럿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실제 공급 계약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기적으로는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뒤 친환경 패키징을 필요로 하는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고, 장기적으로는 VerraPack을 글로벌 표준 친환경 패키징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기업이 플라스틱 대신 종이 패키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포장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이도패키지는 올해 순천대학교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에 뽑혔다. 초기창업패키지는 공고기준 당시 3년 미만의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지원 사업으로 최대 1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주관기관으로부터 창업 공간, 창업기업 성장에 필요한 교육, 멘토링 등의 지원도 받는다.
설립일 : 2022년 6월
주요사업 : 종이상자 및 용기 제조, 기계 제작 및 장비 도소매, 포장 및 충전업
성과 : 2022년 예비창업패키지, 2025년 초기창업패키지, 베라팩 관련 기술특허와 디자인특허 다수 보유, 국내외 박람회 2회 참여, 100여 개 업체 상담 진행 및 일부 고객사와 파일럿 프로젝트 진행 중, 해성그룹 계열사 한국팩키지와 MOU 체결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